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아주 찌릿찌릿했다.
그룹 세븐틴(에스쿱스 정한 조슈아 준 호시 원우 우지 디에잇 민규 도겸 승관 버논 디노)이 K팝 역사를 다시 썼다. 25일 서울 잠수교 위에서 데뷔 10주년 기념 공연 ‘비-데이 파티 : 버스트 스테이지(B-DAY PARTY : BURST Stage)’를 열고, 한강 한복판에서 세븐틴의 새로운 서막을 선포했다.


그야말로 축제였다. 23일부터 3일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일대에서 이어진 대형 이벤트 ‘비-데이 파티’에는 전 세계 캐럿(CARAT, 팬덤명)이 집결했다. 역대 팀 반지와 트로피를 전시한 ‘히스토리 존’, 팬들이 직접 메시지를 남기는 ‘인터랙티브 메시지존’, 대형 응원봉 수상 조형물까지, 현장에는 세븐틴과 캐럿이 공유한 지난 10년의 시간이 펼쳐졌다. 하이브에 따르면 3일간 10만 명 이상이 현장을 찾았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잠수교 공연이었다. 화려한 레이저와 폭죽 연출 속에서 세븐틴 멤버들이 등장하자, 잠수교를 가득 채운 6000여 팬들의 환호에 한강이 출렁였다. 곧이어 정규 5집 ‘해피 버스트데이(HAPPY BURSTDAY)’ 타이틀곡 ‘썬더(THUNDER)’가 최초로 공개되며, 잠수교는 ‘찌릿찌릿’ 한 에너지로 진동했다.
‘썬더’는 세븐틴의 재탄생을 상징하는 곡이다. 독보적인 존재로 다시 태어난 이들이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가는 모습을 천둥과 번개에 빗대 풀어냈다. 몰아치는 멜로디와 터질듯한 퍼포먼스가 유기적으로 결합했다. “번개처럼 찌릿찌릿 따끔해요”라는 직관적인 가사도 강렬하다. 우지는 10년간 이어온 앨범 작업의 한계를 딛고 쓰게 된 곡이라며 “하늘이 저를 버리지 않으셨더라. 영감이 번개처럼 ‘팍’ 꽂혔다”고 떠올렸다.

세븐틴다운 생일 파티였다. 이들은 공연에서 ‘핫(HOT)’ ‘음악의 신’ ‘아주 나이스(NICE)’ 등 총 열두 곡을 약 1시간에 걸쳐 쏟아냈다. 화염 연출과 함께 펼쳐진 ‘핫’은 “에브리바디 떼창”이라는 구호와 함께 잠수교의 열기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신보 수록곡 ‘에이치비디(HBD)’는 록 사운드 위에 멤버들의 거친 보컬이 얹혀진 곡으로, 세븐틴만의 유니크한 생일 축하 노래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10주년을 맞아 서울 곳곳은 세븐틴으로 채워졌다. 원효·월드컵·행주대교가 팀의 시그니처 색상인 로즈쿼츠, 세레니티로 점등됐다. 하이브 사옥 외벽에는 “SEVENTEEN WILL CHALLENGE ETERNITY(세븐틴은 영원에 도전한다)”라는 문구가 래핑되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세븐틴의 각오를 표현했다.

세븐틴은 “잠수교에서 공연한 K팝 가수는 우리가 최초라고 한다”며 “다 캐럿 덕분이다. 캐럿이 없었다면 우리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피 버스트데이’에 대해 “1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이면서, 앞으로 더 폭발하고 성장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신보에는 단체곡 외에도 데뷔 이래 처음으로 멤버 13명 전원의 솔로곡이 수록됐다.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새로운 세븐틴으로 재탄생한다는 의미다. 신보 작업에는 이들의 음악적 정체성을 이끌어온 우지, 범주를 필두로 퍼렐 윌리엄스, 팀버랜드 등 세계적인 프로듀서들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