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웃음을 위한 복귀는 괜찮은걸까.

지난 2020년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배우 배성우가 최근 쿠팡플레이의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에 호스트로 출연했다.

치킨무로 깍두기를 담그는 노총각, 현실 자각 못하는 동안 인플루언서, 까칠한 셰프 등을 연기했는데 웃음을 위한 역할속 배성우는 능숙했다.

그러나 시청자 반응은 엇갈린다. SNL이 웃음을 줬지만, 동시에 불편함도 남겼기 때문이다.

SNL은 원래부터 배우에겐 남다른 실전 무대이며 시청자에게는 풍자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했다. 그동안 다양한 연예계 인물들이 SNL을 통해 유머와 연기의 폭을 확장했다.

SNL은 ‘조국 청문회’, ‘N번방 사건’, ‘LH 땅 투기’ 등 굵직한 사회 이슈를 과감한 블랙코미디로 해부하며 지상파가 담지 못한 시선도 녹여냈다.

이번 배성우 편 역시, 연기적으로만 보면 잘 짜인 에피소드의 연속이다.

쉰 살 노총각의 현실, 카페 사장의 호의를 오해하는 어설픔, 자의식 과잉의 인플루언서 캐릭터까지 생활 밀착형 유머와 사회적 맥락을 아우른 설정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배성우라는 음주운전이라는 ‘이력’의 한 지점이다.

SNL은 풍자의 명가지만 때때로 ‘이미지 세탁소’라는 비판도 함께 했다. 배성우 뿐 아니라, 문제 전력의 연예인을 캐스팅해 논란조차 웃음으로 감싸는 방식은, 분명 호불호가 존재한다.

이제 예능은 단순히 ‘웃기기만 하면 되는 장르’가 아니다. 특히 SNL처럼 풍자와 현실을 넘나드는 프로그램일수록, 외줄타기와 같은 균형감은 중요하다.

다만 배성우가 오랜 기간 자숙했고, 뛰어난 연기력과 빼어난 캐릭터 소화력을 묵히기엔 아까울 수 있다. 그러나 정서적 타협이 숙성되지 않은 채 이뤄지는 ‘복귀쇼’는 반감을 낳기 마련이다.

그 연장선에서, 출연자 선정은 시대 감수성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 풍자를 하려면 윤리도 그만큼 분명해야 한다. 그래야 대중의 예민한 경계선을 넘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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