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아이유가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셋’으로 돌아왔다.
아이유는 2017년 ‘꽃갈피 둘’ 이후 8년 만에 새 시리즈 ‘꽃갈피 셋’을 27일 발표했다. 지난해 발표한 미니 6집 ‘더 위닝(The Winning)’ 이후 1년 3개월 만의 신보이기도 하다.
‘꽃갈피 셋’에는 타이틀곡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를 비롯해 총 여섯 곡이 수록됐다. 아이유는 앨범 소개 글에서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그리운 추억의 흔적”이라는 말로 이번 앨범의 정서를 표현했다.

‘네버 엔딩 스토리’는 부활이 2002년 발표한 곡이다. 김태원이 작사·작곡하고, 이승철이 가창을 맡아 지금까지 회자되는 명곡이다. 아이유는 “따로 음미해도 각각 소름 돋게 좋은 멜로디와 가삿말이 한 곡에 담겨있다”며 “들을 때마다 황홀했고 부를 때마다 기침했다”고 극찬했다.
뮤직비디오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오마주해 제작됐다. 아이유가 직접 출연해 원작 영화 속 심은하의 감성을 재현했다. 허남준이 아이유와 밀도 높은 연기 호흡을 맞추며, ‘8월의 크리스마스’와 ‘네버 엔딩 스토리’를 잇는 감정선을 이끌어냈다. 연출은 ‘밤편지’ ‘팔레트’ 등 아이유와 작업해온 이래경 감독이 맡았다. ‘8월의 크리스마스’ 허진호 감독과 배급사 싸이더스의 정식 허가를 받아 제작됐다.

‘꽃갈피 셋’은 원곡의 정서를 존중하면서도, 아이유 특유의 섬세한 감성으로 재구성됐다. ‘빨간 운동화’는 아이유가 어린 시절 즐겨 들었던 박혜경의 곡이다. “이 곡을 들으면 신발끈을 고쳐 묶고 숨이 턱까지 오르게 내달리고 싶어진다”며 노래 속 봄의 기운에 자신의 목소리를 더했다.
서태지의 ‘10월 4일’은 과거의 자신에게 지금의 내가 말을 거는 이야기로 재해석했다. 아이유는 도입부의 ‘그 소녀’를 과거의 자신으로 바라봤다. 후렴의 “네가 내 곁에 없기에”에서는 ‘내’와 ‘네’ 사이의 발음으로 중의적 표현을 의도했다.
롤러코스터의 ‘라스트 신’은 원슈타인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아이유는 “롤러코스터 음악의 미덕 중 하나인 ‘무심한 듯 간결함’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원곡자인 롤러코스터 이상순이 기타 연주로 함께했다.

신중현의 ‘미인’은 바밍타이거와의 협업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미인의 진정한 의미를 돌아봤다는 아이유는 “거울을 보다가 ‘오늘 내 모습 마음에 드는데?’ 하며 자기 모습을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다시 보는 자기애, 귀여운 자뻑에 관한 이야기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트랙 ‘네모의 꿈’은 화이트가 원곡자다. 아이유는 “어릴 때는 경쾌하고 재미있는 곡인 줄만 알았는데 어른이 되고 나니 가사가 어쩐지 슬프도록 새롭게 들린다”고 밝히며, ‘보컬을 제외한 모든 사운드를 다 네모화 하면 어떨까?’라는 발상으로 편곡 방향을 잡았다.

‘꽃갈피’ 시리즈는 아이유만의 감성과 재해석을 바탕으로 ‘믿고 듣는 리메이크 앨범’으로 불린다. ‘꽃갈피’(2014) ‘꽃갈피 둘’(2017)을 통해 ‘너의 의미’ ‘가을 아침’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등 시대를 관통하는 명곡을 조명해왔다.
아이유는 최근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도 전 세대를 아우르는 깊은 내면 연기로 대중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이번 ‘꽃갈피 셋’은 ‘폭싹 속았수다’에서 보여준 한국적인 정서의 감동을 음악으로 되살린 작업으로 평가된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