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PSG 작별 초읽기…감독 외면→결승전 제외→SNS 프로필 삭제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유럽 챔피언 자리에 올랐지만,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미드필더. 바로 대한민국 국가대표 이강인이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인터 밀란을 5-0으로 완파했다. 창단 55년 만에 첫 UCL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프랑스 리그1, 트로페 데 샹피옹, 쿠프 드 프랑스까지 모두 석권하며 사상 첫 4관왕까지 달성했다.

하지만 이강인의 모습은 결승전 내내 벤치에 머물렀다. 이미 5-0으로 크게 앞서 있던 후반 막판에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그를 투입하지 않았다. 대신 교체 투입된 선수는 워렌 자이르 에메리, 곤살루 하무스, 세니 마율루였다.

이강인의 결승전 제외는 단지 이날 하루의 일이 아니었다. 그는 리버풀과의 16강 2차전 연장전에서 단 19분을 뛴 것을 끝으로, 8강 아스톤 빌라전과 4강 아스널전에서도 모두 결장했다. 시즌 후반기 내내 중용되지 못한 채 점점 입지를 잃은 것.

이강인은 올 시즌 공식전 45경기에 출전해 6골 6도움을 기록했지만, 선발 출전은 드물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선발로 나선 경기는 단 4경기뿐이며, 토너먼트에서는 단 한번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PSG와의 결별설은 더 힘을 얻고 있다. 프랑스 유력 매체 ‘레키프’는 “이강인과 곤살루 하무스가 이번 여름 PSG를 떠날 수 있다. 구단은 적절한 이적료가 제시되면 매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이적료는 약 4000만~5000만 유로(약 630억원) 선으로 알려졌다.

이강인도 자신의 SNS에서 ‘PSG 소속’ 문구와 상징 이모지를 삭제했다. 사실상 이별을 암시하는 수순으로 보인다.

유력한 행선지로는 이탈리아 세리에A의 강호 나폴리가 꼽힌다. 현지 매체 ‘칼치오나폴리24’는 “나폴리는 비EU 쿼터 중 한 자리를 이강인에게 배정할 계획”이라며 “이강인과 PSG는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나폴리를 비롯해 맨유, 아스널, 애스턴 빌라, 유벤투스 등 프리미어리그와 세리에A 복수 클럽이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기 시야, 슈팅력,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은 충분한 매력 요소다.

이강인은 이번 UCL 우승으로 박지성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빅이어’를 들어올렸다. 유럽 무대 데뷔 6년 만에 거머쥔 값진 성과다. 그러나 출전이 없는 우승은 반쪽짜리 기쁨일 수밖에 없다.

UCL 결승 무대를 밟지 못한 이강인은 상징적으로도 더 이상 PSG에 남을 이유가 없다. 지금이 이적의 적기라고 볼 수 있다. 곧 이강인의 새로운 여름이 시작될 듯 하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