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DIMF ‘뮤지컬 스타’ 우수상 수상

묘기에 가까운 화려한 퍼포먼스로 시선 강탈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불안…하지만 아들의 선택이 1순위

[스포츠서울 | 대구=표권향 기자]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아들을 응원하는 엄마의 마음이 무겁다. 특히 아들이 고난도의 퍼포먼스를 즐겨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조마조마하다. 혹여나 다칠까 봐 매일 불안하다. 하지만 아들의 꿈을 응원하며 결승선까지 함께 달리는 게 엄마의 마음이다.

지난 7일 대구 북구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제11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뮤지컬 스타’에서 우수상을 받은 이강후(18)는 관객들의 시선을 압도해 대상 못지않은 관심을 받았다.

한림연예예술고 뮤지컬과에 재학 중인 이강후는 파이널 무대에서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대표 넘버 ‘새로운 세상’을 불렀다. 그는 연기와 노래뿐 아니라 화려한 춤사위와 공중제비 등 묘기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선보여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연기·노래·춤 3박자 모두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이강후의 무대를 지켜본 배우 성기윤은 “끝났다. (평가문) 한 줄 쓰고 즐길 수밖에 없어 그냥 (무대를) 봤다. 그래서 다 내려놨다”라며 “공연은 들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보러 가는 것이다. 춤추는 장면에서 노래로 바뀌는 버튼을 누르는 순간 완벽했다”라고 평가했다.

배우 김소향은 “모두 한 춤 추는 심사위원들이다. 요즘 자기 몸 잘 쓰는 배우 찾기가 힘들다. 춤추는 모습이 자유롭게 느껴져 대단하고 흐뭇했다. 이것이 뮤지컬의 매력이다. 나도 같이 날아오르는 것 같았다”라며 “눈빛과 연기 모두 좋았다”라며 엄지를 치켜 올렸다.

자신을 ‘인싸’라고 소개하며 “무대에서 놀 줄 아는 배우가 되겠다”라고 소개한 이강후는 이날 총점 764점(심사위원 672점·관객 투표 92점)을 획득, 가족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강후의 어머니 김용선 씨는 아들이 처음 뮤지컬 배우를 목표로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한다고 선언했을 때를 회상했다. 그는 “아들의 선택이 1순위다. 본인이 자신있어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학교생활도, 무대도 잘해서 좋은 성과가 있었다. 앞으로 더 기대된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 편으로는 아들에 대한 걱정과 미안함도 공존했다. 김용선 씨는 “다칠 위험이 있어 안전이 제일 먼저다. 연습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했으면 한다. (위험한 퍼포먼스를) 하지 말라고 잔소리하면 싫어해서 조심스럽다”라고 솔직한 속마음을 털어놨다.

아들의 수상에 대해서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기쁘다. 고생한 만큼 상을 타서 뭐라 말하지 못한다. 최선을 다했기에 뜻깊게 생각한다. 상을 떠나 무대를 즐긴 것 같아 감사하다. 결과도 좋아 행복하고 기쁘고 사랑스럽다”라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강후는 불타는 열정을 무대 위에서 몸으로 직접 표현하고 있다. 부상도 두렵지 않은 젊음의 패기도 엿볼 수 있다. 그는 가족과 팬클럽을 연상케 하는 친구들의 열띤 응원 속에서 뮤지컬 배우로 성장해가는 길목을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