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글·사진 배우근 기자] 서울에서 세종까지 왕복 280㎞. 벤츠 GLC 300 4MATIC AMG 라인을 타고 실제 도로 위를 달렸다. 이 SUV가 왜 벤츠의 베스트셀러인지 단번에 체감할 수 있었다. 묵직하지만 민첩하고, 정숙하면서도 강력한 주행 감각은 단순한 스펙 이상의 설득력을 안긴다.
이번 시승은 서울을 출발해 세종까지 고속도로 중심으로 구성했다. 실제 마일리지는 270㎞를 기록했고, 계기판상 연비는 리터당 13.2㎞. 공인 복합연비(10.8㎞/ℓ)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고속구간에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9단 자동변속기가 조화를 이루며 높은 효율을 실현했다.



주행 감각은 ‘벤츠답게’ 묵직했다. 특히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2.0L 4기통 터보 엔진이 뿜어내는 출력(258마력, 40.8kg·m)은 순식간에 시속 100㎞를 넘기며 드라이버의 본능을 자극한다. 고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차체는 장거리 주행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다만 감속 페달은 초반에 다소 밀리는 감각이 있었다. 민감하게 반응하진 않지만, 적당한 압력으로 밟을 경우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속도가 줄어든다. 급감속보다는 완만한 제동을 선호하는 운전자에게는 오히려 안정적인 느낌이다.


고속도로 주행 중 자동운행 기능을 활성화하면 최대속도 110㎞에 맞춰진다. 가속과 감속 모두 매끄럽게 작동하며, 4단계로 설정 가능한 앞차와의 거리 조절 기능도 편리하다. 다만 중년층 운전자처럼 평소 간격을 넉넉히 두는 이들을 위해 ‘5단계’ 이상 설정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에어컨 소음은 강풍 모드(4단계 이상)에서 꽤 존재감이 있다. 3단계 이하로 내리면 음악이나 대화를 즐기기에 쾌적하다. 다만 바람은 줄어들며 여름철 고온시 주행엔 잠깐의 타협이 필요하다.
GLC의 실내는 고급감과 디지털 감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항공기 엔진 나셀을 닮은 원형 에어벤트,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11.9인치), 고해상도 운전석 스크린(12.3인치)이 일체감을 준다. 부메스터 오디오 시스템은 음질 자체는 평이하지만, 시각적 고급감은 탁월했다.


스티어링 휠은 스포츠한 감각을 위해 다소 두툼하게 설계됐다. 손이 작은 운전자에겐 다소 부담일 수 있어, 아시아 시장용으로는 조금 얇은 형태도 고려할 만하다.
공간 구성도 합격점이다. 전장은 4720㎜, 휠베이스는 2890㎜로 성인 네 명이 여유롭게 앉고도 트렁크에는 짐이 넉넉히 실린다. 기본 적재공간은 620ℓ이며, 2열 폴딩 시 최대 1680ℓ까지 확장된다. 캠핑, 여행 모두 무리 없다.
외관 디자인은 최신 벤츠의 정체성을 그대로 담았다. 곡선 중심의 유선형 차체에 AMG라인 특유의 스포티한 에어 인테이크, 멀티스포크 휠 등 감각적 요소가 어우러졌다. 다만 디자인은 개성의 초점에 따라 호불호는 있을 수 있다.
GLC 300 4MATIC AMG 라인의 국내 판매가는 8000만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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