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콤팩트 하지만 멀리 간다. 출퇴근에 여행도 거뜬. 서울~부산도 문제없다. 3000만원대 초반에 500㎞. 전비·공간·디자인 다 잡은 전기 SUV. 가성비와 실속 모두 담아냈다. 바로 기아 EV3 이야기다.
소형 SUV 전기차는 ‘짧은 주행거리’, ‘좁은 실내’, ‘허전한 옵션’이라는 선입견을 안고 있다. 하지만 기아 EV3는 이 편견을 깬다.
도심에서, 고속도로에서, 그리고 실제 생활 환경에서 EV3를 시승해본 결과, 이 차는 단지 ‘가성비’에 그치지 않는다. 실용성과 주행 성능까지 갖춘 ‘완성형 전기차’다.

서울 도심을 빠져나와 수도권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EV3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81.4kWh 대용량 배터리를 품은 EV3 롱레인지 모델은 완충 시 최대 501㎞를 달린다. 충전 스트레스 없이 장거리 여행을 다녀올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든다.

충전도 빠르다. 급속충전 기준으로 10%에서 80%까지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커피 한 잔 마시는 시간에 충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전기차 특유의 민첩한 응답성은 EV3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출발 가속은 부드럽고 빠르며, 고속에서도 출력이 여유롭다. 다만 급감속 시 회생제동 특유의 울컥임은 존재한다.
핸들링은 안정적이었고, 무게 중심이 낮아 코너에서도 흔들림이 적었다. 요철을 지날 때의 충격 흡수도 뛰어나고,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힌 차라는 인상이다.


EV3는 소형 SUV임에도 실내 공간이 꽤 여유롭다. 기아가 새롭게 설계한 소형 공조시스템 덕분에 동승석 다리 공간이 6cm 넓어졌고, 전륜구동 기반 설계를 통해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도 최대한 확보했다.
팔걸이 아래에는 슬라이딩 테이블이 숨겨져 있어 야외 활동이나 대기 시간 동안 간단한 작업이나 식사를 할 수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에 적용된 메쉬 소재 헤드레스트다. 각도, 통풍, 쿠션감 모두 뛰어났고, 지금껏 시승한 차량 중 가장 편안한 착좌감을 선사했다. 머리를 대면 편안하게 받아준다.
외관은 EV 시리즈 특유의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트’를 그대로 계승해 각지고 단단한 인상을 준다. 플래그십 EV9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 요소들이 EV3에도 녹아 있어 존재감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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