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글·사진 배우근 기자] 기아의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 ‘더 뉴 K5’는 고유가 시대를 돌파하는 꽤 설득력 있는 답을 제시한다.

꽉 막힌 서울 도심과 외곽 고속도로를 274㎞ 달렸다. K5 하이브리드는 실연비 16.8㎞/ℓ를 기록하며 공인연비(복합18.8~19.8, 도심18.7~19.7, 고속18.9~19.8㎞/ℓ)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하이브리드의 본질인 정숙성과 안정감 면에서는 만족도가 높다.

시승 코스는 서울시내와 파주, 용인 등 인근 고속화도로를 포함하는 복합 구간. 교통량이 많고 잦은 정차가 필요한 도심과, 비교적 고속 주행이 가능한 외곽 도로를 모두 포함했다.

일반 운전자가 자주 접하는 주행 환경과 유사한 조건이다.

274㎞를 달리는 동안 실측 연비가 공인 복합 연비 대비 약간 낮은 수치는, 여름철 냉방 가동과 정체 구간이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납득이 간다.

K5 하이브리드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 ‘정숙성’이다.

정차시 엔진 소음이 거의 없고, 출발 후 가속 과정에서도 하이브리드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이 이어졌다. 전기모터와 2.0L 가솔린 엔진이 조화롭게 전환되며,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도 노면 소음 이외의 엔진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전기모드에서,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웅~ 하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고속 주행 구간에서는 서스펜션과 차체 밸런스의 우수함이 빛났다. 과속 방지턱이나 요철 위를 지날 때 충격이 부드럽게 걸러졌고, 차체 롤링도 억제돼 장거리 운전 피로도를 낮춰주는 데 효과적이다.

차선 유지 보조, 차간거리 유지, 전방 충돌방지 보조 등 기본적인 주행 보조 시스템은 과하게 개입하지 않아 자연스러운 운전이 가능했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보이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차량의 고급감을 상징한다. 12.3인치 계기판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일체형으로 연결돼 있고, 조작계는 물리 버튼과 터치가 적절히 배분돼 있다. 이미 운전해본 차량처럼 익숙하다.

차체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호감이 간다. 미래지향적이면서 과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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