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세브란스 병원 천근아 소아정신과 교수가 방탄소년단(BTS) 슈가(민윤기)의 기부에 깊은 감사를 전하며, 그와의 인상 깊은 첫 만남을 공개했다.

지난 24일 세브란스 병원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인터뷰 영상에서 천 교수는 “이 센터는 내가 오랜 시간 동안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꿈을 실현하는 기적”이라며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이 병원에서 자라고 성인이 되는데, 그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우리 병원에도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슈가는 지난 23일, 자폐스펙트럼장애 소아청소년을 위한 치료 및 사회적 자립을 지원할 ‘민윤기 치료센터’ 건립에 50억 원을 기부했다. 해당 센터는 오는 9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언어·심리·행동 치료를 포함해 임상·연구가 연계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천 교수는 슈가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굉장히 인상 깊었다”며 “내가 쓴 500페이지 분량의 교과서를 상당 부분 읽어온 뒤, 매우 심도 깊은 질문을 했다.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프로그램 준비와 진행 과정을 함께 지켜보면서 슈가가 단순한 기부자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 오히려 나보다 먼저 도착해 치료자들과 미리 회의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숙연해졌다”고 덧붙였다.

‘민윤기 치료센터’는 단순한 치료 공간이 아니다. 음악을 매개로 한 사회성 훈련은 물론, 감정 표현이 어려운 아이들이 보다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천 교수는 “음악을 활용한 사회성 훈련과 자립을 위한 재활 프로그램이 통합적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슈가는 지난해 11월, 천 교수를 직접 찾아가 음악 재능기부에 대한 의사를 먼저 밝혔다. 이번 센터 설립은 그 만남에서 비롯됐다.

세계적인 아이돌의 기부와 참여로 만들어지는 ‘민윤기 치료센터’는 자폐 아동과 가족들에게 실질적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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