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배우 안효섭의 시간이 돌아왔다. 현실 로맨스에서 강점을 보이던 안효섭이 판타지를 점령하고 있다.

2023년 넷플릭스 ‘너의 시간 속으로’ 이후 활동이 뜸했던 안효섭이 완벽한 복귀의 서막을 알렸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대흥행의 중심에 선 것. 한국인에도 할리우드 배우 못지 않은 완벽한 영어 발음으로 작품의 매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최정상 걸그룹 헌트릭스 멤버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밖에서 세상을 지키기 위해 악령들과 싸우는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안효섭은 저승사자 보이그룹 사자보이즈 진우를 맡았다. 여주인공 루미와 묘한 감정선을 쌓는 것과 더불어 엄마와 여동생을 버렸다는 죄의식에 괴로워하는 깊은 내면의 고통을 영어로 훌륭히 표현했다. 어렸을 적 캐나다로 넘어가 생활했던 삶이 큰 도움이 됐다.

캐스팅도 드라마틱하다. 안효섭이 출연한 SBS ‘사내맞선’(2022)을 뒤늦게 보고 있던 메기 강 감독이 안효섭의 유창한 영어 대사를 보고 캐스팅을 결정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효섭, 나의 진우. 처음부터 이 배역의 1순위였어. 네가 캐스팅된 건 내 꿈이 이뤄진 거야. 멋진 연기 보여줘서 고마워. 너의 연기에 우리도 눈이 번쩍 뜨였어. 그래서 진우에게 심쿵할 수밖에 없어”라는 글을 남길 정도로 애정이 크다.

연기와 더빙 모두 완벽했던 것은 물론 작품의 신선함과 매력도 엄청나 안효섭에 대한 관심이 들끓고 있다. 이 관심은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갈 전망이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됐다는 설정이다.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 분)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분)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장르다.

웹소설과 웹툰에서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웹소설 2억뷰, 웹툰은 20억뷰를 넘길 정도로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설정에 더불어 스트리밍 방송의 별풍선 설정, 국내외 역사적 사실을 교묘하게 버무리며 현실과 상상을 기막히게 접목한 작품이다.

안효섭은 인간적이면서 꾸준히 성장하는 김독자로 나선다. 메인 주인공으로서 극을 이끄는 화자다. 안효섭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워낙 인기를 끈 작품이라 작품의 완성도와 별개로 초반부터 큰 사랑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훤칠한 외형에서 뿜어져 나오는 멋과 인간적인 이미지, 탈배우급 스마트한 이력을 자랑하는 안효섭과 딱 붙는 역할이다.

안효섭은 “영화가 갖고 있는 철학에 관심이 생겼다. 결국 혼자 살아가는 인물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좋았다”고 이 영화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원작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작품에 임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미 웹툰 원작 ‘신과 함께’로 대성공을 거둔 리얼라이즈픽쳐스의 작품이다. 연타석 홈런이 강하게 예상된다. 안효섭의 시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