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우린 다섯 꼭짓점의 다이아몬드예요. 각자 빛나는 방향은 다르지만, 함께일 때 진짜 보석이 되죠.”

신인 걸그룹 VVS(븨븨에스)의 리더 브리트니는 팀의 정체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다이아몬드 등급에서 따온 팀명 ‘VVS’처럼 이들은 가장 높은 퀄리티의 음악을 지향한다.

VVS(브리트니 아일리 라나 지우 리원)는 미국 출신 프로듀서 폴 브라이언 톰슨이 이끄는 레이블 MZMC에서 처음 선보인 걸그룹이다. 태연, 엑소, NCT, 강다니엘 등과 협업한 히트 메이커 톰슨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적 감성의 K팝’을 시도했다.

데뷔곡 ‘티(TEA)’를 시작으로 ‘팩트(Fact$)’ ‘퍼펙트(Purrfect)’를 연이어 발표하고, 단 한 달 만에 미니앨범 ‘디아이엠엠(D.I.M.M.)’까지 내놓았다. 유례없는 고속 행보다. 브리트니는 “데뷔 준비 때만 열여덟 곡을 녹음했다. 그중 우리와 가장 잘 맞는 곡들만 골랐다”고 밝혔다.

‘디아이엠엠’은 묵직한 힙합과 감성적인 알앤비(R&B)를 넘나드는 트랙들로 구성됐다. 동명의 타이틀곡은 전설적인 힙합 프로듀서 DJ 스크류에 대한 오마주를 담았다. 아일리는 “힙합 장르 ‘디아이엠엠’은 우리의 정체성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곡”이라며 “데뷔곡 ‘티’와는 전혀 다른 색깔”이라고 설명했다.

VVS의 음악적 실험은 앨범 전반에 걸쳐 진행됐다. ‘퍼펙트’에는 고전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의 “유 윈 퍼펙트!”라는 상징적인 사운드가 들어갔다. 안무는 위댐보이즈, 시미즈 등 최정상 퍼포머들과의 협업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멤버들은 “우리는 힙합과 알앤비를 하는 걸그룹이자, 자유로운 퍼포먼스를 중요하게 여기는 팀”이라고 입을 모았다.

멤버들의 개성도 뚜렷하다. 브리트니는 미국 유학 중 K팝의 매력에 이끌려 오디션을 통해 한국에 왔다며 “리더가 되고 책임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일본인 멤버 라나는 프리스타일 댄서 출신으로, SNS에 올린 영상을 통해 K팝 가수의 길에 들어섰다. 리원은 중1 때부터 본격적으로 방송댄스를 배우기 시작했고, 지우는 학예회 무대를 계기로 아이돌의 꿈을 품었다. 아일리는 “사랑받는 게 좋아서 가수를 꿈꿨다”며 “대표님이 처음부터 어려운 랩을 주셔서 열심히 했더니, 이제는 랩이 제 무기”라고 자신했다.

톰슨 대표와의 긴밀한 소통은 VVS의 정체성에 영향을 끼쳤다. 지우는 “대표님이 가사의 의미와 감정을 하나하나 설명해준다”며 “톤의 세세한 뉘앙스까지 디렉팅해준다”고 전했다. 아일리는 “바이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라며 자신들에게 “마음껏 표현해 봐라”라는 조언을 해줬다고 밝혔다.

VVS는 아직 대중에게 낯선 이름이지만, 꿈만큼은 세계를 겨냥하고 있다. 미국 프로듀서의 시선으로 태어난 K팝 걸그룹 VVS가 빛나는 다이아몬드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어디를 가든 우리를 알아보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코첼라 같은 무대에 설 수 있을 때까지요.”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