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이다윗은 좀처럼 들뜨지 않았다. ‘오징어 게임’ 시즌3가 넷플릭스 최초 93개국 1위라는 쾌거에도 “신기하다”며 슬며시 웃으며 답할 뿐이었다. 작품을 함께 한 감독의 러브콜을 잇따라 받은 건 그의 타고난 선한 성품 덕분일 테다.
‘오징어게임’ 황동혁 감독과 ‘파묘’ 장재현 감독이 그를 잇달아 찾았다. 전작 ‘남한산성’(2017)을 함께한 황 감독은 ‘오징어게임’에 오디션 없이 곧바로 캐스팅했다. 다른 배우들이 1,2차에 걸쳐 오디션을 본 것과 달랐던 건 그에 대한 믿음 덕분이었다. 장재현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사바하’(2019)에서 호흡을 맞춘 덕에 ‘파묘’에서 목소리로 특별출연했다.
이다윗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가진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사실 비결은 잘 모르겠다. 내가 편해서 그런 것 같다”면서 “장 감독님은 소고기 산다고 하시고서는 다음날 위내시경이 있다며 ‘죽 좋아해? 충무로에 죽 잘하는 집 있는데?’라고 하셨다. 장난하시는 건가 했다”며 웃어 보였다.

이런 편안함과 달리 극에서 그려내는 에너지는 상당하다. ‘오징어 게임’ 시즌 2,3 최종 라운드까지 거의 한 회도 빠지지 않고 나온 몇 안 되는 배우 중 하나다. 이런 이유로 온라인상에는 게임을 주관한 VIP로 추측되기도 했다.
이다윗은 “주변 모두도 그렇게 생각했다. DM으로도 VIP가 아니냐고 물어보는 메시지가 엄청나게 왔다. 심지어 배우 조유리 친구도 연락해 물어볼 정도였다”며 “시즌2에서 비치는 걸 보면 뭔가 할 거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그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 않았는지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다윗은 민수가 마약에 손을 대면서 바뀌는 감정과 행동 변화를 시즌 2,3의 구분점으로 잡았다. 그는 “사실 관련 다큐멘터리도 보고 많이 했으나 ‘오징어 게임’에서 그렇게 깊게 보여줄 필요는 없었다”며 “마약을 한 이후에 캐릭터의 변화가 보이는 장면에 신경을 많이 썼다. 철수를 보고 웃는다든지 다리를 건널 때 신발을 들고 신난 듯이 보여주는 것을 현장에서 계속 만들어 나갔다”고 말했다.

남규(노재원 분)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민수는 마지막에 복수한다. 남규를 버티게 마약통을 냅다 외나무다리로 던져버렸다. 이다윗은 “남규에게 처음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신인데 갑자기 무섭게 할 수는 없었다. 소심한 친구들이 ‘으악’ 할 때 보여지는 느낌으로 해보려 준비했다”며 “민수는 뱉는다고 한 게 전혀 위협적이지도 무섭지도 않은 느낌으로 대사를 뱉었다”고 말했다.
극 중에서 서로 불편한 사이지만 실은 서로 친밀한 사이다.
“재원이 형이랑 작품도 많이 하고 많이 만난 사이에요. 그렇게 편하게 지내다 보니 서로 집중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촬영장에서는 아침에 만나면 인사도 안 했어요(웃음). 제가 생각했을 때는 민수는 오히려 재원이 형이랑 더 가까워요. 남규랑은 거리가 먼데 연기할 때는 저도 연기를 보면서 감탄을 많이 했어요. 실제로는 조심스럽고 나긋나긋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눈이 커서 째려보니까 무섭더라고요.”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