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가 원작팬의 원성에 응답했다. 그 역시 원작을 사랑한 팬이기 때문이다.
원동연 대표는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난 ‘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 개봉 기념 인터뷰에서 “선택과 집중의 2시간이었다”고 전했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전독시’는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소설의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 분)가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분),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판타지 액션 영화다.

‘전독시’는 지난 2018년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가 ‘쌍천만’ 기록을 세우던 당시 기획됐다. 같은 해엔 ‘신과 함께’ 시리즈를 비롯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까지 천만 영화를 기록하던 시기였다. 두 편의 영화를 동시에 제작하는 것이 무리가 아닌 황금기였다.
원 대표는 “‘전독시’도 그런 맥락에서 처음 기획할 땐 글로벌 시장을 노릴 계획이었다. 그때만 해도 블록버스터급 영화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 않았다”며 “그런데 팬데믹을 겪고 시장 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됐다. 과거 블록버스터 영화가 일 년에 서너편이었다면, 지금은 ‘온리 원’이 돼 버렸다. 지금도 부담감이 어마어마하다”고 털어놨다.
시장 상황과 함께 따라온 것은 원작팬의 원성이었다. ‘전독시’가 실사화되며 일부 내용이 각색돼 다양한 호불호 반응이 이어졌다. 원 대표는 “‘전독시’에선 작품이 가진 본질이나 메시지, 세계관을 바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해진 시간 안에 완결을 지어야 하기 때문에 이야기 흐름에 맞출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랜차이즈 파트1의 숙명은 세계관 설명과 메시지를 두 시간 안에 안착시켜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고, 캐릭터를 변경하거나 없앨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런 반응이 오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털어놨다.

가장 논란이 됐던 지점은 이순신을 배후성으로 모시는 이지혜(지수 분) 캐릭터의 주 무기가 칼에서 총으로 변경됐다는 부분이다. 원동연 대표는 “작품 촬영 전 원작 작가님에게 이 시나리오를 그대로 보여드렸다. 원작과 바뀐 부분이 일부 있지만 ‘왜 이렇게 했는지 이해가 된다’고 하시더라”며 “극 중 이지혜는 3가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기 위해선 총이 필요할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원작 팬들의 거센 항의도 겸허히 받아들였다. 원동연 대표 본인 역시 원작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원 대표는 “지금 생각해보면 ‘전독시’를 좋아하는 분들은 이미 한 명의 김독자다. 작품 자체가 자신의 청춘이고, 삶이었던 것”이라며 “그분들의 말씀을 겸허히 잘 듣고 놓친 것이 없나 더 노력할 테니 조금만 더 애정을 담아 바라봐 주셨으면 한다. 저와 김병우 감독 모두 원작의 팬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300억(제작비)씩이나 썼겠나”라고 말했다.

원동연 대표는 대형 IP를 보유한 ‘전독시’를 향한 다양한 반응에 추후 제작될 또 다른 작품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원 대표는 “새로운 시도였다. 관객에게 동의를 못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정교하고 완벽했어야 한다고 반성한다”면서도 “이렇게 새로운 시도에 애정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매일 멜로, 코미디만 할 순 없다. 스페이스 오페라, 오컬트, 판타지 등 관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시도를 응원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원 대표는 “조금 더 응원해주셔야 누군가 또 새로운 시도를 할 것”이라며 “혹시나 저희로 인해 레전드 작품을 영화로 만드시려는 분들이 자유롭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