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아직 소집해제 아니다.”
키움 1군 사령탑이 ‘파이어볼러’ 안우진(26)을 두고 한 말이다. 아직 사회복무요원이다. 키움 선수가 아니다. 그런데 2군은 얘기가 또 다르다. 계속 훈련을 진행했다. 없던 청백전까지 만들었다. ‘엇박자’다. 그래서 이상하다.
지난 2일 자체 청백전이 있었다. 안우진도 등판했다. 시속 157㎞ 강속구를 뿌리며 1이닝 무실점이다. 한껏 기대감을 높였다.

문제는 부상이다. 패한 팀은 펑고 훈련이 예정되어 있었다. 청백전에서 안우진이 속한 팀이 졌다. 안우진도 참가했다. 험악하거나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안우진이 공을 받다가 넘어졌다. 심각했다. 오른쪽 견봉 쇄골 관절 인대 손상. 수술을 받는다.
청천벽력이다. 사실 이날은 청백전이 있는 날이 아니었다. 불과 이틀 전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선 선수들도 뛰었다. 구단이 안우진을 위해 만든 경기처럼 보인다. 정작 안우진이 다치니 문제가 됐다.

키움의 팀 운영을 짚을 필요가 있다. 1군을 맡고 있는 설종진 감독대행은 지휘봉을 잡은 첫날 “안우진은 9월에 오면 쓸 생각을 갖고 있다. 2~3경기 정도 될 텐데, 내년을 위해서라도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살짝 말을 조심하는 모양새다. “아직 소집해제된 선수가 아니”라며 “언제 올릴지, 더 나아가 올해 올릴지 등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하겠다”고 했다.

1군에서는 이렇게 말하는데, 2군에서는 선수가 훈련을 하고 있다. 청백전까지 뛰었다. 휴일에 나와서 단순히 훈련하는 것이라면 키움도 막을 이유는 없다. 장려할 부분이다. 청백전은 또 다른 얘기다.
구단 의사라면, 안우진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다른 선수들이 ‘동원된’ 셈이 된다. 가능성은 낮다고 하지만, 혹여 안우진이 ‘던지고 싶다’고 해서 성사된 청백전이라 하더라도 결국 마찬가지다. 어떤 경우라도 1군과 ‘스텝’이 다르다는 점은 같다.

결과적으로 안우진은 어깨 수술을 받으면서 1년 더 재활하게 됐다. 구상이 다 어그러졌다. 그나마 키움은 “검진한 전문의들은 수술 이후에는 기존의 경기력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소견을 밝혔다”고 했다. 뭔가 궁색하지만, 다행이라면 다행인 부분이다.
올시즌 키움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일이 터졌다. 전혀 애먼 곳에서 일이 생겼다. 희망을 품었는데, 순식간에 절망에 가깝다. 이렇게까지 바람 잘 날이 없는 팀이 또 있었나 싶다. raining99@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