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홈런 없이도 메이저리그(ML) 장타 최강자다. 요즘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가 그렇다.
이정후는 6일(한국시간) 미국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6회 1사 1루에서 좌익수 방면 2루타를 쳐 5연속경기 장타를 이어갔다. 최근 20타수 9안타로 타율 0.450에 3타점, OPS 1.250이다. 시즌 타율도 0.258까지 끌어올렸다.
특이한 건 장타의 질이다. 이정후는 8월 들어 4개의 2루타와 1개의 3루타를 기록하며 ‘장타=홈런’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시즌 누적 2루타 26개, 3루타 9개는 ML 전체 1위 피트 크로우 암스트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이다. 천하의 오타니(2루타 15개·3루타 7개)보다 더 많다.

이정후는 최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다시 콘택트 위주 타격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더 세게 치기보다 더 정확하게 치는 접근법이다. 놀랍게도, 이 전략이 오히려 장타를 만들어내고 있는듯 하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3루타는 대부분 우중간, 2루타는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 타구 분포가 넓고, 빠른 발로 추가 진루를 이뤄낸다.
이정후는 홈런 없이도 ‘장타자’가 될 수 있다는 희귀한 사례다. ‘파워 중심’의 ML 타자 유형에서 콘택트 기반의 장타자가 흥미로운 이유다.
이정후의 최근 홈런(6호)은 지난 5월 15일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였다.
샌프란시스코 역시 이정후의 상승세에 힘입어 다시 5할 승률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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