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올해 엄지원의 변신은 눈부셨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특별출연을 시작으로, ‘탄금’을 비롯해 KBS 주말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까지 완성도 높은 연기로 그 어느 해보다 돋보였다. 특히 KBS 주말드라마를 최고시청률 21.4%까지 끌어올리며 침체기를 벗어나게 했다.
엄지원은 최근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첫 회부터 잘 되겠다고 생각했다. 첫방도 전작 대비 좋게 나와서 기대감이 있었다”며 “모든 사람이 ‘폭싹 속았수다’를 좋아해도 별 반응이 없으시더니, KBS 주말드라마를 하니까 부모님이 그렇게 좋아하셨다”고 웃어 보였다.
“일단 대본이 재밌었어요. 그간에 도회적인 커리어우먼을 많이해서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었어요. 부모님이 ‘왜 우리딸은 주말 드라마를 못 하지’라고 하셨는데, 어쩌면 이번 작품은 딸의 효도 타이밍이었지 싶었어요.”

지난 3일 종영한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는 오랜 전통의 양조장 독수리술도가의 개성 만점 5형제와 결혼 열흘 만에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졸지에 가장이 된 맏형수 광숙(엄지원 분)이 빚어내는 잘 익은 가족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올해 연이어 선보인 드라마 반응도 뜨겁다. 엄지원은 “비슷한 템포로 작업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올해 비슷한 시기에 연이어 선보여서 대중들에게는 작품을 많이 한 것처럼 나왔다”며 “작품을 좋아하는 연령대도 다 달라서, 더 많은 작품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탄금’에서는 극 중 민상단의 안주인이자 홍랑의 친모 연의 역을 맡았다. 범접하기 힘든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이었다.
엄지원은 “극성이 센 역할이었지만, 사실 이런 극이라는 걸 아니까 공감이 좀 덜하더라도 캐릭터가 응원받게 되는 게 있다”며 “오히려 주말드라마가 나에겐 더 어려웠다.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게 해야 하므로 사랑스럽고 밝은 에너지를 내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려 애썼다”고 밝혔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민옥 역할도 멋드러졌다. 민옥은 극 중 애순(아이유 분)의 엄마 광례(염혜란 분)가 죽은 뒤 애순의 새아버지 병철(오정세 분)과 함께 재혼한 뒤 곁을 떠난다.
엄지원은 “작품이 너무 좋았다. 작은 역할이라도 했으면 했다. 존경의 의미였다”며 “전체가 제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지만, 민옥이만 유일하게 육지에서 온 사람이었다. 방문판매를 하는 여자니까 성격도 시원하고 멋 부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 설정했다. 방송 뒤에 이렇게 민옥이를 좋아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솔직함도 엄지원의 큰 매력이다. 신동엽이 운영하는 유튜브채널 ‘짠한형’에 나와 취한 모습도 스스럼없이 보여줬다. 엄지원은 “주변에서 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셨냐고 하더라. 사실 많이 마신 게 아니라 빨리 취한 거였다. 그날 무척 피곤하기도 했다. 맥주, 와인, 위스키, 소맥까지 곁들이니까 빨리 취했다”고 웃었다.
관심은 올 연말 ‘KBS 연기대상’으로 쏠린다. 아직 4개월가량 남았지만, 흥행한 작품이기에 ‘대상’ 욕심에 대해 슬쩍 물었다.
“잘 모르겠어요. 하반기에 좋은 작품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요. 후보로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기쁘죠. 광숙이를 하면서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덕분에 저도 큰 힘을 받아 연기했어요. 저에게 주신 사랑만큼 시청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어요.” socoo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