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 시간) 2000년 역사 타오르미나 고대 그리스 극장서 공연
오페라 속에 한국 정통 무용 스며들어
조명·의상 등 야외극장 특성 살려 생동감 끌어올려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오페라의 성지로 불리는 이탈리아에서 한여름 밤의 정취를 적시는 한국인 연출가의 공연이 펼쳐진다. 지난 4월 아시아인 최초 시칠리아 클라시카 페스티벌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연출을 맡아 기립박수를 끌어낸 안주은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는다.
안 감독이 총연출을 맡은 주세페 베르디의 걸작 오페라 ‘아이다’가 오는 24일 오후 9시(현지 시간)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타오르미나 고대 그리스 극장(Teatro Antico di Taormina)에서 공연한다.
타오르미나 극장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외극장 중 하나다. 이번 공연이 오페라의 본고장인 시칠리아의 2000년 역사를 지닌 극장에서 한국인 여성이 총연출로 나선 것은 오페라계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안 감독은 지난해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이탈리아 토스카나 리보르노에서 열린 ‘마스까니 페스티벌’과 산지미냐노 페스티벌을 통해 이탈리아 오페라 무대에서 연출가로 처음 등장했다. 이 과정에서 세계적인 테너 알베르토 프로페타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지난 4월 시칠리아 클라시카 페스티벌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아 ‘라 트라비아타’를 성공적으로 연출했다. 이어 한국인 감독 최초로 무대 전체를 책임지는 ‘총연출’로서 ‘아이다’를 책임진다.

안 감독은 이번 공연에서 조명과 분장으로 야외극장의 특성을 적극 살릴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골드는 ‘신성’ ▲브론즈는 ‘권력’ ▲브라운은 ‘전사의 힘’ ▲블루는 ‘피지배의 운명’ 등 색상별로 계급과 서사를 표현한다. 아울러 배우들의 의상과 움직임으로 극의 상징적인 기호를 나타낼 예정이다.
또한 한국의 대표 무용가인 국립무용단의 박기환을 섭외, 서양의 오페라 음악에 한국의 정통 무용을 접목시킨 무대를 선사한다.
안 감독은 “배우들의 움직임, 무용, 합창까지 자신의 손끝으로 지휘하며 이번 ‘아이다’ 공연을 ‘빛으로 쓰인 비극, 색으로 완성된 오페라’의 절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