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쾰른=김민규 기자] 출시 연기는 오히려 ‘신의 한 수’였다.
펄어비스의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붉은사막’이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5’에서 압도적인 비주얼과 몰입도로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붉은사막’은 한국 게임 중 유일하게 최고의 비주얼(Best Visuals), 에픽(Most Epic), 최고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최고의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게임 등 4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비록 수상은 아쉽게 놓쳤지만, 글로벌 대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컸다. 특히 게임스컴 현장에서 이용자들은 ‘붉은사막’ 체험을 위해 긴 대기줄을 감수하고도 시연을 즐겼다. “실제 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이다”, “기다릴 가치가 있다”라는 호평이 쏟아졌을 정도.
이번에 공개된 퀘스트라인 데모는 실전 같은 대규모 전투로 시작된다. 머리 위로 날아드는 포탄, 병사들의 함성, 칼이 부딪히는 금속성 울림, 연기와 불길이 뒤덮인 전장은 영화 같은 연출을 자랑했다. 펄어비스 자체 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이 구현한 파이웰 대륙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광과 날씨, 거대한 지형과 디테일한 캐릭터 표정까지 담아내며 “역대급 비주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각 캐릭터들의 스토리를 전달하는 고퀄리티 컷신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연출력을 보여줬다. 주인공 클리프를 비롯해 동료 웅카, 칼페이드의 영주 스테판 랜포드, 배신자 카시우스 모턴 등 핵심 인물들의 감정과 표정까지 세밀하게 묘사된 것이 인상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전투는 단순한 버튼 액션이 아니었다. 무기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으며, 불·얼음·번개 속성을 입힌 ‘섭리의 팔찌’ 시스템으로 다양한 전략적 플레이가 가능햤다.
특히 보스전은 이용자에게 강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검은곰의 거대한 체구와 위력적인 공격, 마지막에 맞닥뜨린 카시우스 모턴과의 전략적 대결, 부서진 기둥을 통해 공격해야 큰 데미지를 줄 수 있는 기믹은 재미를 극대화했다. 마치 한 편의 블록버스터를 플레이하는 듯 했다.

‘붉은사막’은 당초 올해 4분기 출시 예정이었으나, 내년 1분기로 연기됐다. 보통 연기는 실망으로 이어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해외 매체와 팬들은 “게임의 규모를 고려하면 완성도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며 긍정적으로 반겼다. 현장에서는 시연 대기 시간이 2시간을 넘었고, “기다릴 가치가 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물론 일부 이펙트 과다, 조작 난이도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관련해 펄어비스 관계자는 ““이미 이같은 피드백들을 인지하고 있다. 출시 버전에서는 파티클 효과를 줄일 수 있는 설정과 카메라 흔들림 조절 옵션 등을 최적화할 것”이라며 향상된 완성도를 약속했다.

펄어비스는 이번 게임스컴에 이어 8월 말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팍스 웨스트(PAX WEST)’에도 참가해 북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퀘스트라인 데모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붉은사막이 수상을 못한 것은 아쉽지만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세계 게임계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라며 “출시 연기가 오히려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