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태권도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배우 김요한은 SBS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이하 ‘트라이’) 속 윤성준에게 공감했다. 노력, 부상, 성장 그리고 꿈까지. 윤성준이 곧 김요한이었다.
김요한은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나 ‘트라이’ 속 자신의 캐릭터 윤성준에 대해 “감히 ‘인생캐(인생 캐릭터)’라고 말해본다”고 이야기했다.
‘트라이’는 괴짜감독 주가람(윤계상 분)과 만년 꼴찌 한양체고 럭비부가 전국체전 우승을 향해 가는 코믹 성장 스포츠 드라마다. 연습 기간부터 촬영까지 약 1년여의 시간을 ‘트라이’와 함께한 김요한은 “저뿐만 아니라 배우, 스태프분들도 고생을 많이 했다”며 “고생한 만큼 시청자분들이 사랑으로 보답해주시는 것 같아서 요새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번 작품에서 김요한은 생애 첫 럭비 선수 연기에 도전했다. “럭비 선수의 몸을…, 솔직히 만들진 못했다”고 웃은 김요한은 “첫 촬영 3개월 전부터 럭비 훈련을 받았는데 생소한 스포츠다 보니 너무 어렵고 힘들더라”고 털어놨다.
그런 김요한은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윤성준을 이해했다. 대학교까지 태권도 선수로 활동했던 김요한은 “성준이가 마지막 시합에서 부상 때문에 걱정하지 않느냐”며 “저 역시 고3 때 수술하면서 한 시즌을 날렸다. 대학교 스카우터에게 보여줄 수 있는 건 그때 한 시즌뿐이었다. 성준이의 절박함을 누구보다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요한은 윤성준을 ‘인생캐’라고 표현했다. “이전에 맡았던 캐릭터들도 너무 좋았지만 성준이만큼 공감이 되고, 몰입이 된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극 중 윤성준이 겪는 성장통도 김요한이 지나온 길이다. 김요한은 “저도 도망가고 싶었던 적이 있다”며 “제가 (선수 시절) 67㎏이 나갔는데 -58㎏급을 뛰었다. 시합마다 9㎏씩 빼고 뛰었으니 도망가고 싶을 만했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도망치지 않은 것은 ‘첫 스승’ 아버지 때문이다. 윤성준에게 주가람이 있었다면, 김요한에게는 아버지가 있었다.
“제가 아빠 손을 떠났을 때도 늘 제 시합장에 오셨어요. 저에겐 정신적 지주셨죠.”
그런 김요한의 유일한 일탈은 아이돌의 꿈을 꾸면서부터였다. 태권도로 대학교를 진학했지만, 발목 고질병으로 지쳐 있을 때, 소속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김요한은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며 “그때 아빠가 일본에서 팀을 운영하고 계셨다. 제가 운동을 그만둔다고 저를 때리러 한국까지 오시진 않을 거 아니냐”고 너스레 떨었다.
지금도 아버지는 여전히 김요한에게 가장 큰 언덕이다. 실제로 김요한의 굿즈를 들고 다닐 정도로 아들의 가장 큰 팬이라고. 김요한은 “‘트라이’에 대한 반응은 없으셨지만 좋게 봐주셨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엠넷 ‘프로듀스X 101’에서 최종 1위를 차지하며 그룹 엑스원(X1)으로 데뷔했던 김요한은 프로그램 조작 논란으로 한 차례 고배를 마셨다. 이어 지금의 그룹 위아이(WEi)와 배우 김요한이 되기까지 쉽지 않은 길을 달려왔다.
김요한은 “개인 활동으로 1년 가까이 팀 활동을 못하다 보니 팬들에게 미안했다”면서도 “제가 쉬고 있진 않았다. 연기는 계속했지만 최종에서 엎어져서 대외적으로는 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긴 터널일지라도, 끝이 있기 마련이다. 김요한 역시 이를 알고 있다.
“잘 안돼서 고꾸라지는 순간이 누구에게나, 무조건 있다고 믿어요. 하지만 기회가 온다면 준비된 자는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꾸준히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온다고요. 그래서 저 스스로에게도 ‘계속해’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sjay09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