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슈투트가르트에 그런 식의 일처리는 옳지 않다고 했다.”

벨기에 주필러리그 헹크의 스포츠디렉터인 디미트리 드 콩데가 최근 오현규의 독일 슈투트가르트행 무산 배경을 언급하며 말했다.

드 콩데는 11일(한국시간) 구단을 통해 “10년간 겪은 일 중 가장 황당했다.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의 이적료로) 2700만 유로(440억 원)를 제안했다”며 “다음 날 독일 언론으로부터 슈투트가르트의 책정 금액이 줄었다는 것을 접했다. 게다가 (오현규는) 메디컬 테스트까지 시행했다”고 말했다.

실제 오현규는 분데스리가 이적 시장 마감을 하루 앞둔 1일 슈투트가르트 사무국으로 날아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다. 이적이 가시화했다. 그런데 슈투트가르트 구단은 그의 고교 시절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문제 삼았다. 오현규는 성인 무대에 데뷔해 유럽에서 활동할 때까지 한 번도 무릎과 관련해 문제가 없었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슈투트가르트는 헹크와 기존 합의한 이적료 재협상을 요구하는 등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결국 헹크는 거절했다. 이적이 무산됐다.

슈투트가르트가 애초 약속한 이적료 액수를 줄이려고 꾀를 부린 인상이다.

드 콩데는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지인에게 이런 방식의 일처리는 좋지 않다고 했다”며 “오현규가 팀에 남아 기쁘다. 그는 국가대표 경기에서 득점한 뒤 무릎 세리머니까지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오현규는 지난 1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A매치 평가전에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격, 한국이 1-1로 맞선 후반 30분 오른발 역전골을 터뜨렸다. 비록 한국이 후반 추가 시간 실점하며 2-2로 비겼지만 멕시코를 패배 직전까지 몰고 간 득점이다. 완벽한 득점만큼이나 시선을 끈 건 골 뒤풀이다. 왼 다리 스타킹을 내린 뒤 무릎을 가리키며 카메라를 향해 어깨를 들썩였다.

슈투트가르트를 저격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는 앞서 이적 무산과 관련해 “독기를 품고 강해져 증명하겠다. 어느 팀이나 원할 좋은 선수가 되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는데, 그라운드에서 실제 증명하며 한층 성숙해졌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