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국내 최고의 ‘도파민 하우스’가 문을 열었다. 티빙 연애 리얼리티 ‘환승연애4’가 새 출발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볼 수 없는 기발한 시스템이다.

이전 애인(X)과 함께 있는 공간에서 데이트를 즐기고, 연애의 꽃을 피우는 시간을 갖는다. 질투와 분노, 애정과 좌절, 환희와 슬픔 등 일상에선 느낄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이 폭발할 준비를 마쳤다.

심리학적으로 연구대상이다. 일상에선 도저히 경험할 수 없는 환경이다. 나의 X와 약 2주 이상 함께 하는 룸메이트의 X가 함께 있다. 나의 즐거움이 누군가에겐 슬픔으로 다가가고, 타인의 기쁨은 나에게 좌절이 되기도 한다. 이미 끝난 사이라 생각하고 다시 만날 계획이 없음에도, 다시 나타난 X의 얼굴을 보곤 행복했던 추억이 온 몸을 파고든다. 예상하지 못했던 질투심에 지배당하기 일쑤다.

시즌2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환승연애’는 시즌3에서 예상 밖의 암초를 만났다. 출연진 대부분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너무 정확히 꿰뚫고 있는 점이었다. 시즌2의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간 탓에 출연진의 허를 찌르는 상황이 덜했고, 이는 긴장감을 더 높이는데 실패했다. 오히려 김만 새게 만들기도 했다.

제작진은 새로운 방식을 마구 도입했다. 첫 날 X 소개서에 이어 여자 출연자들에게 데이트 선택권을 줬고, 곧 X가 넘겨 준 이별 택배도 보냈다. 이전 시즌보다 어딘가 한 박자씩 빠르다. 예측을 넘어서자 점차 긴장감이 감돌았다. 아직 등장하지 않은 X-타임룸도 도입됐다. 이전의 실수를 만회하고자 했던 제작진의 의지가 2회부터 엿보인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러 왔다”고 말하는 여성 출연자들은 X를 향한 다른 여성의 관심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유진과 사귀었던 민경은 X-채팅룸에서 지현이 집요하게 질문하자 매우 불편하단 기색을 내비쳤다. 특히 “직접 물어보세요”라거나 “저랑 있을 때 행복해 보였다”는 말로 지현을 자극했다. 이에 뒤지지 않은 지현은 “둘이 오래 사귀었나 보다”라고 되물었고, 결국 민경은 눈물을 글썽였다. 두 여성의 ‘얼굴 없는 총격전’이 초반부 긴장감을 확 올려놓은 것.

아직 커다란 갈등이 나오진 않았지만, 솔직하게 담대한 출연자들 덕분에 ‘환승연애’ 명성에 버금가는 시리즈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감돈다. 게다가 역대급 비주얼이라, 보는 맛도 좋다. 남녀 모두 아쉬움 없는 매력을 갖고 있어, 흥미가 크다.

사이먼도미닉과 이용진, 유라, 김예원으로 이어지는 4명의 패널의 합은 네 시즌을 넘어오면서 찰떡이 됐다. 툭치면 서로 기막히게 알아듣고 대화를 이어나간다. 아무리 러닝타임이 길어도 이들이 가진 예리하고 현명한 조언 덕분에 지루하지 않다. 패널 모두 몰입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어 자연스럽게 출연진의 새 이야기에 풍덩 빠지게 된다.

첫 주부터 이미 유료가입자기여도는 1위에 올랐다. 티빙의 가장 강력한 효자임을 입증했다. 매주 목요일 새 회차가 시작된다. 이번 시즌에선 티빙에서 라이브로도 볼 수 있다. 한 동안 도파민은 걱정이 없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