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배우 설경구, 류승범이 15년 만에 재회했다. 1970년 일본 요도호 사건이 모티프가 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굿뉴스’를 통해서다.

‘굿뉴스’는 1970년 3월 발생한 일본항공 351편 공중 납치 사건, 일명 ‘요도호 사건’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14일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진행된 제작 보고회에서 변성현 감독은 “실화를 바탕으로 영감을 받아 쓴 각본”이라며 ”실화를 완전히 따르지는 않았다. 그 안에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 현 세대에게 통용될 이야기를 녹여냈다“고 밝혔다.

영화에서는 1970년 일본 공산주의 단체에 의해 납치된 여객기가 평양으로 향하고, 베일에 싸인 정체불명 해결사 ‘아무개’가 “여객기를 무조건 착륙시키라”는 중앙정보부장 박상현의 명령을 받고 비밀 작전을 세우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설경구가 아무개, 류승범이 박상현 역을 맡아 치열한 연기 대결을 펼쳤다. 둘은 2010년 영화 ‘용서는 없다’ 이후 15년 만에 한 작품으로 만났다.

베테랑 배우들이지만 낯선 도전이었다. 설경구는 “시나리오를 보고 사실 당황스러웠다. 그 시대의 인물 같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아무개가 툭 던져놓은 듯한 캐릭터처럼, 몇 번 읽어도 다른 캐릭터들과 섞이지 않았다. 감독에게 ‘섞여야 하느냐’ 물었더니 ‘일단 섞이지 맙시다’ 하더라”며 “‘묘한데?’ 하고 고민이 많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류승범은 “블랙 코미디에 매혹됐다”며 “해본 적 없는 장르였다”고 밝혔다. 그는 ‘굿뉴스’에 담긴 이중성에 주목했다. “겉과 속이 다르고, 웃기면서도 뼈가 있다”며 “시나리오 곳곳에 감독이 숨겨놓은 의도를 웃음과 장르적 표현으로 묘사하는 게 매력적이었다”고 전했다. 류승범에게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 첫 출연이라는 의미도 있다.

특히 설경구와 변 감독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길복순’에 이어 네 번째 협업이다. 설경구가 변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이유다. 두 사람 모두 이번에도 함께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다만, 고민의 시간만큼 호흡의 깊이도 다르다. 설경구는 “같이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라며 “‘굿뉴스’가 오케스트라 팀이라면 변성현이라는 지휘자에 맞춰 아주 간단한 악기라도 정확한 포인트에 나와야 앙상블이 맞아떨어진다”고 표현했다.

설경구에게 ‘굿뉴스’는 변주였다. 그동안 변 감독의 작품에서 말끔한 수트 패션으로 등장한 것과 달리 ‘굿뉴스’의 아무개는 허름한 차림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변 감독은 “설경구 배우가 ‘불한당’ 이후 계속 수트 차림으로 나오던데, 그게 꼴 뵈기 싫더라.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다. 본래의 모습을 끄집어내고 싶었다”고 너스레 떨면서도 각별한 신뢰를 드러냈다.

류승범의 캐스팅도 변 감독이 공을 들였다. 당초 스케줄 문제로 류승범이 고사했다는 변 감독은 “보통 배우가 거절하면 ‘알겠다’ 하고 가야 하는데, 류승범 배우가 승낙할 때까지 ‘집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며 “커피 한 잔 먹으러 갔다가 12시간을 같이 있었다. 승낙을 받은 뒤에야 귀가했다”고 밝혔다. 류승범은 웃으며 “도저히 집에 안 가려고 하더라”고 손사래 쳐 웃음을 안겼다.

17일 정식 공개된다. 앞서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되며 주목받았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