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세, PO1차전 6이닝 6실점(5자책)

가을잔치서 ‘한 경기 최다 실점’ 부진

정규시즌 ERA 1.89→가을야구 ERA 7.50

PS 앞두고 ‘ML 복귀설’ 독약 된 분위기

[스포츠서울 | 대전=김민규 기자] “정규시즌엔 압도했는데…”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KBO리그를 지배했던 두 외국인 에이스, 한화 코디 폰세(31)와 SSG 드류 앤더슨(31). 그러나 정작 가을야구에선 나란히 무너졌다. 공교롭게도, 그 시점이 ‘메이저리그(ML) 복귀설’이 불거지면서다. 독약이 된 셈이다.

‘무적’이라 했다. 17승1패, 평균자책점 1.89, 252삼진. 다승·평균자책점·삼진·승률 등 ‘투수 4관왕’이다. 강력한 MVP 후보다. 그런데 가을은 달랐다.

폰세는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플레이오프(PO) 1차전 삼성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7안타 1볼넷 8삼진 6실점(5자책)으로 흔들렸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실점이다. 6월8일 광주 KIA전에서 기록한 5실점이 한 경기 최다였는데, 가을야구에서 더 많은 실점이 나왔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이 2점 미만이던 ‘철옹성’ 투수의 가을 평균자책점이 7.50으로 치솟았다. 게다가 아이러니하다. 폰세는 원래 낮 경기의 절대 강자였다. 정규시즌 낮 경기 7경기에서 6승 무패, 평균자책점 0.59. 그런데 이날 낮 경기에서 무려 6점이나 줬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최근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이 ML 샌프란시스코가 폰세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화의 가을야구 개막을 눈앞에 둔 시점이다. ‘ML 리턴설’이 도는 순간, 집중력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폰세 본인도 의식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이미 팬들과 미디어의 관심은 ML로 향했다. 결국 가을 첫 경기에서 ‘괴물’의 집중력이 무너졌다.

비단 폰세만의 일이 아니다. 준PO에 나섰던 SSG 앤더슨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정규시즌 12승7패, 평균자책점 2.25, 245삼진을 적으며 삼진 부문 2위, 평균자책점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삼성과 준PO 3차전 선발 등판해 3이닝 3실점(2자책)으로 무너졌다.

물론 가장 큰 원인은 장염이었다. 시리즈 직전 복통과 탈수 증세로 체중이 3㎏ 가까이 줄었다. 릴리스 포인트가 미세하게 어긋났고, 시즌 평균 152㎞를 찍던 패스트볼은 145㎞ 밑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앤더슨 역시 시즌 막판부터 ML 복귀 유력 대상으로 꼽혔다. 폰세와 함께 ML에 복귀할 것이란 관측이 잇따랐다. 결국, 두 에이스 모두 가을야구 직전 ‘리턴설’이 터진 뒤 무너진 셈이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미국행이 현실화하면 선수 본인도 감정적으로 복잡해진다. 팀에 대한 책임감, 다음 스텝에 대한 기대감 등 여러 가지가 뒤섞일 수 있다”며 “그러한 심리적 요인이 가을야구 같은 초집중 경기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는 폰세가 6실점으로 부진했지만 타선의 지원에 힘입어 6회말 현재 8-6으로 리드하고 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