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가수 배진영이 데뷔 후 첫 솔로 앨범 ‘스틸 영(STILL YOUNG)’을 발표하고 홀로서기에 나섰다.

2017년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를 통해 워너원으로 데뷔한 뒤, CIX로 팀 활동을 이어온 그는 8년 만에 자신의 이름으로만 된 앨범을 세상에 내놨다.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난 배진영은 “기쁘면서도 책임감이 컸다”며 “그룹 활동 안에서는 제 의견을 전부 표현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이번엔 정말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라운드 앤드 라운드(Round & Round)’를 비롯해 총 다섯 곡이 수록됐다. 디바인 채널, 에릭 블루투스 그릭스, 니노스 한나 등 국내외 유명 프로듀서진이 참여했다. 그래미 어워즈 수상 엔지니어 데이비드 영의 손길이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타이틀곡은 얼터너티브 힙합을 기반으로 한다. 상대에게 점차 빠져드는 밤의 순간을 감각적인 사운드와 자유로운 리듬으로 표현했다. 솔로로 나서며 무엇보다 ‘음악적 자유’를 최우선으로 삼았다.

“예전부터 힙합 리듬을 좋아했어요. 듣는 순간 몸이 반응하는 음악, 리듬을 타고 노는 음악을 해보고 싶었죠. 너무 깊게 생각하면 끝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단순히 ‘하고 싶은 음악’을 하자고 마음 먹었어요. 다섯 곡 모두 제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담았어요. 대중성만 좇기보다 저다운 색깔을 보여주는 게 핵심이었죠.”

그는 이번 활동을 ‘한계 돌파의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CIX 활동 당시엔 역할이 분담돼 있었다면, 지금은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했다.

“솔로는 부담이 크지만, 그만큼 보여줄 수 있는 것도 많아요. ‘진영이가 이런 면이 있었어?’라는 반응을 듣고 싶어요. 저 자신에게도 새로운 발견이 될 것 같아요. 처음엔 모든 걸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압박도 있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즐겁게 해야 오래 간다’는 걸 깨달았어요.”

기존의 청량한 이미지 대신 파격적이고 성숙한 비주얼로 돌아왔다. 새로운 시도만큼 주변의 반응도 많았다. 워너원 멤버 하성운, 박우진, 윤지성 등이 그에게 따뜻한 격려를 건넸다.

“형들이 응원해줬어요. 그러면서 ‘솔로는 생각보다 책임질 게 많다’고 하더라고요. 팬들도 놀랄 거라고 예상했어요. 하지만 첫 솔로 앨범이니, 이제는 시도해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8~9년을 활동하면서 이제야 제 색깔을 보여줄 때라고 느꼈죠.”

배진영은 무대에 대한 갈망도 숨기지 않았다. 곧 첫 팬콘서트 ‘비긴, 영(BEGIN, YOUNG)’을 앞두고 있다.

“워터밤 같은 페스티벌에도 서보고 싶어요. 코첼라 무대는 제 인생의 목표예요. 나중에는 돔 투어도 꼭 해보고 싶어요. ‘세상에 있는 모든 무대’를 경험하고 싶어요. 팬 콘서트는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멋있어 보이는 것보다 팬들과 눈을 맞추는 공연을 만들고 싶어요. 무대는 결국 혼자 빛나는 게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거니까요.”

배진영은 1년 2개월의 공백기 동안 자신과 싸웠다. 완벽주의를 내려놓고 새로운 길을 선택하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다. ‘스틸 영’은 그래서 상징적이다. 여전히 젊고 단단하며, 자신을 증명해나가는 시간이다.

“아티스트란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노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길 줄 아는 게 진짜죠. 관객과 함께 숨 쉬고, 진심을 나누는 무대. 언젠가 ‘배진영은 진짜 아티스트다’란 말을 듣고 싶어요.”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