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집 가서 이불킥 하기 싫어요. 그냥 다 쏟아붓는 거죠.”

배우 홍경은 후회 없이, 현장에서 그 순간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굿뉴스’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홍경은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난 자리에서 ‘굿뉴스’에 대해 “저는 작품을 대할 때마다 죽어도 좋을 정도로 모든 걸 쏟아부어요. 이번에도 그렇게 임했죠”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굿뉴스’는 1970년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영화다.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과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홍경은 “반응을 많이 찾아보진 않았지만 지인들이 ‘좋은 영화’라는 이야기를 해줘서 그 말을 믿으려고 하고 있다”며 “각기 다른 나라에서 다양한 웃음 포인트를 즐기시는 게 인상에 남았다”고 말했다.

‘굿뉴스’는 지난 1970년 실제로 벌어졌던 요도호 납치 사건에 허구적 상상력을 덧댔다. 극중 홍경이 연기한 서고명 중위는 일본 극좌 단체인 적군파를 속여 이들이 납치한 여객기를 평양이 아닌 대한민국 김포에 착륙시키는 인물이다. 서고명은 출세에 대한 욕망으로 이 거대한 거짓말의 중심에 선다. 홍경은 서고명의 내면에 담긴 들끓는 야욕을 눈여겨봤다.

“고명이 가진 뜨거움, 열망, 야망이 굉장히 공감됐어요. 고명은 자신이 이룬 것에 대해 자부심이 충만한 사람 같았어요. 제가 품고 있는 뜨거움이나 깊은 사랑 같은 게 고명이와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서고명이 출세를 향해 강렬한 열망을 드러낸다면, 홍경의 열정은 현장에 있었다. 실제로 홍경이 현장에서 가장 많이 외친 말은 ‘한 번 더!’였다는 후문이다.

“안 그래도 얼마 전에 감독님이 ‘모든 걸 쏟아부으려는 좋은 에너지였어’라고 하시더라고요. 현장에서 저에게 창구를 많이 열어주셨어요. (설)경구 선배님도 제가 던지고 싶은 걸 마음껏 해보게 해주셨어요. 왜냐하면 집 가서 이불킥 하기 싫었거든요. 그냥 다 쏟아붓고 싶었어요. 물론 그렇게 해도 집 가서 이불킥 좀 했죠, 하하.”

서고명과 홍경의 또 다른 공통 분모는 ‘20대’다. 올해로 20대 끝자락에 선 홍경은 지난 시간들을 훑어봤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제가 남들과 조금 다른 게 무엇일지 혼자 생각하고 노력했던 시간들이 있다”며 “그렇게 거쳐온 것들이 저에겐 의미있고, 동시에 연료가 됐다. ‘굿뉴스’를 통해 20대의 문을 잘 닫을 수 있게 됐다. 만족은 못 하지만 저에게 의미가 크다. 덕분에 큰 연료를 얻고 다음 챕터로 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 홍경은 입대를 앞두고 있다. 돌아오면 30대다. 새로운 챕터를 펼칠 시간이다.

“뭐가 올지 모르잖아요. 많은 작품을 만나고, 제가 할 수 있는 걸 해보고, 지금까지 해왔던 걸 30대에도 똑같이 해보고 싶어요. 제가 그동안 경험한 것들이 어떻게 잘 녹아들지 궁금합니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