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한화생명 꺾고 2년 연속 롤드컵 4강행

‘세체정’ 김건부가 전한 ‘LG 응원 메시지’

“LG 꼭 우승하길!”

‘부바오’의 청두 귀환

“또 하나의 행복을 전하겠다”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부바오’의 기운이 다시 청두로 향한다. ‘세체정(세계 최고 정글러)’으로 꼽히는 ‘캐니언’ 김건부(24·젠지)가 한화생명을 꺾고 롤드컵 4강에 오르며, 또 한 번 세계 정상에 도전한다.

젠지는 28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8강전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세트 스코어 3-1로 제압했다. 젠지는 2년 연속 준결승에 진출하며, 우승 사냥에 나선다.

글로벌 파워랭킹 1위 젠지와 2위 한화생명의 대결이다. 치열했다. 1세트 젠지가 바론 한타를 제압하며 승리한 후 2세트는 58분에 달하는 장기전 끝에 잡았다. 3세트는 내줬지만, 4세트에서 김건부의 니달리와 ‘기인’ 김기인의 크산테가 폭발하며 승부를 갈랐다.

김건부는 경기 후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한화생명전이 쉽지 않을 거라 예상했다. 그래도 이겨서 다행”이라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그는 베테랑 정글러 ‘피넛’ 한왕호와 대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건부는 “‘피넛’ 선수가 자신 있는 챔피언을 생각했고, 밴으로 견제하면서 내가 편한 구도를 만들려고 했다”며 “준비기간이 짧았던 만큼 스크림을 하면서 밴픽을 정리했다. 다전제라 여러 챔피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흥미로운 얘기도 오갔다. 젠지는 LG전자가 후원하는 팀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한국시리즈(KS)에서 LG가 한화를 상대로 리드 중이라고 하자, 그는 미소를 지었다.

“야구는 잘 모르지만 유니폼에 새겨진 LG가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 우리도 열심히 해서 우승 도전하겠다. LG 파이팅!”

젠지의 유니폼에 새겨진 LG 로고처럼, 김건부의 마음에도 ‘우승 DNA’가 깊이 새겨져 있었다.

4강을 넘으면 무대는 다시 청두다. 그에게 청두는 각별하다. 지난해 청두에서 열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결승전에서 중국 빌리빌리 게이밍(BLG)을 꺾고, 첫 MSI 우승컵을 들어 올린 곳이기 때문이다. 당시 팬들은 국내 잘 알려진 판다 ‘푸바오’와 김건부의 이름을 합쳐 ‘부바오’라는 별명을 붙였다.

푸바오가 살고 있는 청두. 그곳에서 ‘부바오’가 또다시 미소 지을 수 있을까. 지난해 팬들에게 ‘행복의 보물’을 선물했다. 이번엔 ‘롤드컵 우승 트로피’라는 가장 큰 행복을 안겨줄 준비를 마쳤다.

김건부 또한 간절하다. 젠지는 올해 MSI, EWC에 이어 LCK까지 모두 제패했다. 이제 ‘롤드컵 우승 트로피’만 남았다. “누가 올라오든 자신 있다. 잘 준비하겠다”며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점점 높은 단계로 간다. 마무리 잘해서 함께 기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