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이소영 기자] “평가전에서도 저희가 무섭다는 걸 보여줘야죠.”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앞두고 체코·일본과 평가전을 치르는 한국 국가대표팀 포수 박동원(35)이 선전을 다짐했다. 올시즌 통합우승의 주인공이 되며 짜릿한 한 해를 보냈지만, 야구 선수로서 국대 무대에서도 승리하고 싶다는 포부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8~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는 체코와 2연전을 치르고, 15~16일에는 도쿄돔에서 일본과 경기를 치른다. 최종 엔트리에 승선할 ‘옥석’을 가려내는 전초전이자 WBC 같은 조에 편성된 체코와 일본 전력을 미리 탐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프로야구는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출범 이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국제대회 성적표는 기대 이하다. WBC의 경우 3번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는 등 분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과 격차가 벌어진 지는 이미 오래고, 상대적으로 아래로 평가받던 대만에도 추월을 허용했다. 자존심 회복을 위해선 이번 평가전에서 약진이 절실하다.

이날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박동원 역시 같은 생각이다. 그는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사소한 연습 경기라던가 평가전이라도 저희가 무섭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야만 상대 팀도 ‘쟤네가 우리 상대로 잘했었지’하는 압박감을 가질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2년 만에 통합우승을 거둔 만큼 우승의 여운이 남아있을 법도 하지만, 박동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이제는 지나간 일”이라며 “예전에도 그랬듯이 우승하고 2~3일 정도 지나면 어느 정도 잊힌다. 오히려 어떻게 내년을 준비해야 할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대표팀에 와 있지 않나. 우승한 것과 별개로 앞으로 여기서 잘해야 하는 게 첫 번째”라며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