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학생 선수 인권을 둔 ‘한밤중의 절규’다.
스위스 로잔에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를 방문하고 귀국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학생 운동선수’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냈다.
유 회장은 8일 SNS에 ‘귀국하자마자 아이가 열이 나서 늦게까지 하는 병원을 찾았다가 마주친 밤 12시 분당의 한 학원가 풍경. 우리 학생들 꿈을 위해 참 고생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문득 본인 꿈을 위해 학원에서 밤 12시 넘어까지 공부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운동선수가 꿈을 위해 하루에 특정 시간이상 운동하는 것은 학대이고 운동기계 양성인 것인가는 생각이 들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의 사고방식이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또 ‘운동선수 출신이 잠시 쉬어가면 운동만 무식하게 해서, 배운 게 없어서 사회 적응을 못하는 사회 부적응자로 몰아간다. 아무리 비판을 수용한다고 해도 판단의 기준점이 틀리고 편견이 깔린 비판은 편향적 사고방식의 원시시대에 사는 사람 같은 구시대적 비판’이라고 꼬집었다.
유 회장은 ‘인권의 정의’를 언급했다. 그는 ‘(인권은)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갖는 기본적 권리’라며 ‘누구든 선택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선택을 보장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학생 운동선수를 억압하고 편향된 사고와 인식으로 가두려는 자가 질리도록 앞세우는 말이 인권, 학습권이다. 도대체 무슨 근거와 자신감으로 본인들의 주장이 정답인냥 인권, 인권 운운하는 것인지…’라고 직설적인 견해를 내놨다.

유 회장은 임기 내 핵심 공약 중 가장 시급하게 추진하는 게 학교 체육 정책 개선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관심을 두는 분야다. 유 회장은 ▲최저학력제 도입 ▲출석인정 결석 허용일수 ▲합숙훈련 규제 등 현실과 괴리로 논란이 가중하는 학생 운동 선수 정책과 관련해 지난 상반기 학부모 간담회를 개최하고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새 정부에 학생 운동 선수가 ‘역차별’ 당하는 주요 정책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SNS 견해는 이런 뜻과 궤를 같이한다.

유 회장은 ‘기본적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외치는 학생 선수, 학부형, 지도자의 말은 외면하고 학생 선수 또는 학교 운동부의 문제점만 수면위에 올려놓으려 하는 것인지. 극강 철판 아니면 톱티어 자화자찬의 전형적인 모델’이라고 비판했다. 또 최근 IOC 방문기간 참석한 인권자문위원회 회의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IOC 회의에서 요즘 디지털기기 중독이 심각하다는 취지로 prevention digital addiction(디지털 기기 중독 예방)이라는 단어를 채택하자고 했다. 그러나 인권 전문가 몇 분이 e스포츠도 새로운 직업군이 되고 있기에 그 단어는 모두 문제점을 대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에 워딩이 바뀌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정말 놀라웠다. 인권전문가는 그 워딩이 미칠 소수의 영향도 고려했다’며 ‘그렇다. 엘리트 선수는 소수다.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와 의견도 존중돼야 하고 정책도 인정받아야 한다’고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