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KBO리그를 호령한 ‘4관왕’ 코디 폰세(한화)가 메이저리그행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유력 행선지로 거론되며, ‘이정후–폰세 동행’ 가능성에 시선이 쏠린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잇따라 폰세를 샌프란시스코의 현실적인 선발 보강 카드로 지목했다. NBC스포츠 베이아레나는 8일(한국시간) “투수 보강이 시급한 자이언츠가 아시아 시장 공략과 전력 재건을 동시에 노리며 폰세를 영입 후보에 올렸다”고 전했다.

이정후 영입을 통해 KBO 시장과 인연을 맺은 샌프란시스코가, 다시 한 번 KBO 출신 카드에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역시 “샌프란시스코는 큰 돈을 쓰지 않으면서도 선발진을 강화할 수 있는 옵션을 찾고 있고, 해답 중 하나가 폰세”라고 평가했다. SI는 MLB트레이드루머스의 전망을 인용해 폰세의 예상 계약 규모를 ‘2년 총액 2200만 달러’ 수준으로 제시하며 “자이언츠가 선호하는 합리적인 가격대”라고 짚었다.

팬그래프는 한층 더 높은 가치를 매겼다. “폰세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옮긴 뒤 극적인 변화를 이뤄냈다. 패스트볼 구속이 약 2마일 상승했고, 변화구 활용 능력도 크게 나아졌다”며 3년 2400만 달러(약 35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예상했다. 단순 ‘반짝 시즌’이 아닌, 메이저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질 수 있는 잠재력으로 평가한 셈이다.

폰세의 몸값을 끌어올린 건 올 시즌 퍼포먼스다. 2015년 밀워키 브루어스 지명을 받은 그는 빅리그에 안착하지 못하고 일본프로야구(NPB)를 거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2025시즌 일취월장했다.

정규시즌 29경기에서 180.2이닝을 소화하며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에 252삼진을 기록했다. 다승·승률(0.944)·평균자책점·탈삼진을 모두 석권한 역대 3번째 투수 4관왕(1996년 구대성, 2011년 윤석민)에 오르며 KBO를 지배했다. 외국인 투수가 4관왕을 차지한 것은 폰세가 최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3경기 17이닝 2승 평균자책점 3.71로 제 몫을 다하며 한화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다.

샌프란시스코가 폰세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은 부족한 선발진 때문이다. 자이언츠는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고, 올 시즌 160이닝을 넘긴 선발은 로건 웹과 로비 레이 단 두 명뿐이었다.

버스터 포지 사장은 시즌 종료 후 “투수는 절대 충분할 수 없다는 말을 다시 깨달았다”고 말하며 선발 보강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비싼 FA 대신 ‘가성비 있는 확실한 이닝이터’를 찾는 상황에서, KBO에서 이미 검증된 폰세는 매력적인 카드다.

이정후와의 연결성도 흥미있는 요소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1년 차부터 빠르게 적응하며 구단 내부 평가를 끌어올렸다. 물론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최종 행선지는 구단의 전략, 시장 상황, 폰세 측 선택이 맞물려야 드러난다.

그럼에도 미국 주요 매체들이 연달아 샌프란시스코행을 거론하고, 계약 규모까지 구체적으로 전망하는 것은 하나의 분명한 시그널이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