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도 경기의 일부라지만

명확한 것도 못 보면 문제다

문현빈 “한 타석이 소중하다”

‘젊진게’ 잘 봐달라는 말로 끝

[스포츠서울 | 도쿄=김동영 기자] “우린 한 타석이 중요하다.”

작심발언까지는 아니다. 그래도 할 말은 했다. 사람이 하니까 오심은 나올 수 있다. 그래도 없어야 한다. 누군가 피해를 본다. 어떻게 할 수 없기에 더 속이 상한다. 문현빈(21)이 아쉬움을 말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일본과 평가전 1차전에서 4-11로 패했다. 충격적인 완패다. 4회초 안현민 투런포, 송성문 솔로포까지 백투백 홈런이 나오며 3-0으로 앞섰다. 이후 잇달아 실점했다. 크게 졌다.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5회초다. 선두타자 문현빈이 투수 앞으로 향하는 타구를 날렸다. 중계 화면상 마운드 앞쪽을 맞고 크게 튀었다. 1루수가 잡았다. 그런데 판정이 아웃이다.

심판잔은 투수 발에 먼저 맞고 공이 튀었다고 판단했다. 4심 합의 끝에 나온 결과다. ‘명확하다’고 할 정도로 땅에 맞고 튄 것이 보였다. 심판이 보지 못했다. 류지현 감독이 항의했으나 뒤집히지 않았다. “4심 합의로 결정한 사항이라 번복이 안 된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가장 아쉬운 쪽은 역시나 타구를 날린 문현빈이다. 안타를 도둑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이날 주심 젠 파월의 스트라이크 존도 들쑥날쑥했다.

도쿄돔 천정에 맞고 파울 지역으로 떨어진 공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서 2루타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메이저리그(ML) 최초 여성 심판이다. 그러나 판정은 성별과 무관하다. ‘잘 봐야’ 한다. 그게 안 됐다. 운영은 낙제점에 가깝다.

경기 후 문현빈을 만났다. “한일전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긴장감도 있었다. 관중도 많이 와서 긴장감 안고 뛴 것 같다. 일본 투수들이 확실히 변화구가 좋은 것 같다. 높이가 좋더라. 막무가내로 들어가면 공략하기 힘들다”고 돌아봤다.

5회초 오심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너무 아쉽기는 하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고 하지만, 잘 봐줬으면 한다. 평가전이기는 하다. 그래도 한 타석이 정말 소중하다. 안타 하나 치려고 엄청나게 집중한다. 아웃이 되니 씁쓸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내가 선두타자였는데, 안타가 됐다면 무사 1루다. 점수로 연결될 수도 있었다. 그 아웃 하나, 오심 하나 때문에 분위기가 넘어간 것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판정은 언제나 중요하다. 기본은 ‘정확성’이다. 이게 보장되지 않으면, 경기는 아수라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날 딱 그랬다. 어수선했다. 결과를 떠나, 아닌 것은 아닌 법이다. 아무리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방주사라고 하지만, 그 주사가 너무 아팠다.

스트라이크 판정도 들쑥날쑥했다. 그래도 문현빈은 이쪽은 말을 아꼈다. “신인 때는 ABS가 아니었다. 신인 때 느낌으로 하려 했다. ABS는 상하가 넓었다. 아닐 때는 좌우가 넓었다. 그 부분 고려하면서 했다”고 설명했다.

어쨌든 결과는 나왔고, 2차전이 남았다. “분위기는 항상 올리려 한다. 나도 아직 어리고, 처음이다. 느끼고 있다. 발전해야 한다. 오늘 한 번 쳐봤다. 내일 우리가 말 공격이다. 꼭 이기려고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