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욕심이 부른 나홀로 무대
상대의 소중함 깨달아…관객과 대화하는 마음
내년 2월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공연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배우 정문성이 데뷔 18년 만의 1인극에 처음 도전한다. 연극에서는 종종 볼 수 있는 형식이지만, 뮤지컬에서는 흔하지 않은 형태다. 그만큼 외롭고 힘겨운 여정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지금 그가 연기하는 마이클 콜린스의 삶과 닮았다.
정문성은 18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진행된 뮤지컬 ‘비하인드 더 문’ 프레스콜에서 1인 뮤지컬에 참여한 이유와 작품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비하인드 더 문’은 인류 최초의 유인 달 탐사에서 달 뒤편에 남겨진 마이클 콜린스의 여정을 그린다.
극 중 정문성이 연기하는 ‘마이클 콜린스’는 1969년 아폴로 11호 사령선 조종사다. 하지만 그는 닐 암스트롱(선장), 버즈 올드린(달 착륙선 조종사)과 달리 달 뒤에 가려진 침묵 속 인물로 남았다. 그는 달 뒤의 그림자 속에 머물렀던 고독한 항해자인 마이클 콜린스의 삶과 다양한 주변 인물을 그린다.

홀로 무대를 책임지고 있는 정문성은 “배우가 무대에서 연기하는 데 쉬운 것은 없다. 그런데 1인극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실컷 연기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막연히 떠올릴 수 있는 콘서트, 장기자랑, 차력쇼와 같은 느낌이 아니다. 영웅의 모습도 나 자신을 뽐내는 자리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영광도 환희도 없었지만, 아무도 보지 못한 달의 뒤편을 최초로 봤던 마이클 콜린스의 삶이 정문성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다.
달의 그림자 속에 홀로 남겨진 마이클 콜린스처럼 정문성은 혼자서 공연을 완성한다. 그는 마이클 콜린스에 대해 “상대로부터 오는 행복을 느꼈던 사람이라고 깨달았다. 상대가 있어야 눈을 보고 이야기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데, 무대에서는 나 혼자다”며 “외로움, 사랑, 인간을 모두 표현하는 것이 포인트다. 꿈을 향해 달려가다가 결국 목표 앞에서 깨닫는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정문성은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진짜 소중함은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이”라며 “상대 없이 마이클 콜린스의 삶을 표현하지만, 관객을 대상으로 1시간 30분 동안 사랑이 담긴 그의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 연습 땐 눈을 보고 말할 수 없는 사람이 힘들었다. 공연하면서 관객을 만나면서 감정이 더 깊어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문성은 ‘비하인드 더 문’이 전하는 메시지를 ‘위로’라고 정의했다. 그는 “관객들이 관람 후 돌아서서 공연장을 나갈 때 위로받은 작품으로 기억되는 것이 목표다. 멋있었던 작품이 아니라, 위로한 작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한 명의 배우가 완성하는 단 하나의 우주 ‘비하인드 더 문’은 내년 2월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