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 달 탐사대 ‘마이클 콜린스’ 이야기
달 뒤편에 남겨진 단 한 사람의 외로움…1인극 탄생
내년 2월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공연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인류 최초의 유인 달 탐사선 아폴로 11호의 숨겨진 마이클 콜린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뮤지컬 ‘비하인드 더 문’은 영광과 환희가 없었던, 달의 가장 어두운 뒷모습을 본 그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뮤지컬 ‘비하인드 더 문’은 아폴로 11호의 그림자 속에 머물렀던 고요 속의 항해자인 마이클 콜린스의 삶을 무대로 옮겼다. 배우 유준상, 정문성, 고훈정, 고상호가 마이클 콜린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주변 인물들을 소화하며 1인극으로 선보인다.
작품은 무대 전면을 활용한 LED 영상과 함께 달의 뒤편을 구현한 입체적인 무대로 꾸며진다.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의 무대 특성상 관객들에게 서라운드 뷰를 선사한다. 이에 맞춰 배우들의 동선이 이어지지만, 마이클 콜린스의 적적함을 표현하기 위해 작품명 속 ‘비하인드(behind)’의 뜻과 같이 뒷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김지호 연출은 18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렉에서 진행된 ‘비하인드 더 문’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의 움직임에 대해 설명했다.
김 연출은 “극장 구조가 특이하다. 관객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주기 위해 한 방향에 치중되지 않게 만들었다”며 “장면별로 일부러 등을 보이게 한 장면들이 있다. 하지만 반대편 관객석에서는 배우의 얼굴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마이클 콜린스가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신이 있다. 이는 그가 달 뒤편으로 돌아갔을 때 힘들었을 감정을 담는다. 그래서 구조물에 기둥들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달 뒤편에 홀로 남은 마이클 콜린스의 모습은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대신한다. 김 연출은 이 장면에서 ▲실제 그의 존재가 기억에 잊힌 것 ▲달 뒤로 블랙아웃되는 물리적 구현 ▲아내 패트리샤의 편지를 그의 답가로 연출하려는 의도를 심었다.
김 연출은 “마이클 콜린스가 자서전에서 평온했다고 했지만, 지구가 보이지 않는 순간 그의 마음이 어땠을까 고민했다. 무대에서는 그가 내면에 품은 절규와 흐느낌 등 다양한 감정이길 바랐다. 리얼한 연기보다 영상으로 표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뮤지컬이 1인극으로 펼쳐지는 흔치 않은 구상에 대해 “뮤지컬은 무대 위 배우의 역량에 굉장히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장르다. 하지만 ‘비하인드 더 문’에서는 이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무대 위에서 더 많은 것들을 펼칠 수 있도록 전적으로 도와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객석에서 봤을 때 뮤지컬에서 늘 보여주는 연기와 노래를 넘어 다른 접근으로 가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 아이디어를 꺼냈다. 다행히 4명의 배우가 온몸으로 받아주고 따라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1인 극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기준을 쓴 ‘비하인드 더 문’은 내년 2월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