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2년 동안 KT 핵심만 3명 영입
총 200억 넘게 썼다
KT의 연속 유출은 문제
FA 직전 해 성적이 모두 ‘애매했다’
팀 바뀐 3명, 내년은 결과로 증명된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한화가 지난 2년 동안 품어온 이름만 놓고 보면, ‘KT 이글스’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심우준(30), 엄상백(29)에 이어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어 강백호(26)까지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특정 구단 출신이 연달아 한 팀으로 향하는 흐름 자체가 의미심장(?)하다. 동시에 KT가 세 차례 연속 핵심 자원을 붙잡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도 남는다.
한화는 이번 겨울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로 평가된 강백호 영입에 성공했다. 1년 전 엄상백(4년 50억원), 심우준(4년 78억원)을 데려왔고, 올해는 강백호 영입전에서 다시금 베팅했다. 두 시즌 동안 KT 출신을 영입하는 데 투입한 금액은 200억원이 훌쩍 넘는다. KT에서 ‘시장성 높은 카드’가 지속 발생했다는 뜻. 동시에 한화는 그 매력을 가장 선명하게 포착한 구단이었다.
반면 KT는 2년 사이 핵심 전력 세 명이 모두 팀을 떠났다. 제안 조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이번 스토브리그 초반 박찬호 김현수 박해민 등 여러 매물을 봤다.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는 후문도 들린다. 그만큼 실탄을 준비했다는 얘기다. 그런데 정작 가장 중요한 ‘제 식구’ 품기에는 연이어 대응이 늦었다.

흥미로운 건 세 선수 모두 KT를 떠나기 직전 성적이 전성기 대비 아쉬웠다는 사실. 심우준의 경우 FA 직전 2024시즌 타율 0.266, OPS 0.680으로 아쉬웠다. 엄상백 역시 평균자책점 4.88로 불안했다. 강백호도 마찬가지다. 3할을 밥 먹듯 치던 타자다. 그런데 최근 4시즌 동안 3할 타율을 기록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올시즌 역시 결과만 보면 성공적인 FA 첫해는 아니다. 엄상백은 2승7패, 평균자책점 6.58, 심우준은 타율 0.231, OPS 0.587에 머물렀다. 강백호도 들쑥날쑥하다 보니, 내년 활약을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이들의 ‘잠재력’을 믿는 한화다. 심우준과 엄상백은 올시즌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지만, 반등 여지가 충분하다. 그동안 보여준 경기력이 있기 때문. 강백호 역시 새 팀에서 동기부여가 강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시즌은 KT가 잃은 3명, 한화가 얻은 3명, 이 대비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시점이 된다. 한화가 의도한 대로 ‘전력 업그레이드’가 완성될지, KT가 흘려보낸 세 자원이 새 팀에서 폭발할지. 결과는 2026시즌이 말해준다. duswns06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