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tvN 스포츠예능 ‘아이 엠 복서’ 첫 회의 주인공은 단연 줄리엔 강이다.
130kg 헤비급 복서와 맞붙어 ‘절구로 맞는 줄 알았다’는 평가를 끌어낸 한 방, 그리고 오래전 인터넷에 회자됐던 ‘속옷 차림 편의점 청소 레전드’까지.
웃픈 과거와 지금의 링 위 존재감이 겹치며, 줄리엔 강이라는 캐릭터가 다시 조명되고 있다.
줄리엔 강은 21일 방송된 ‘아이 엠 복서’ 1회에서 130kg 헤비급 복싱 선수 송현민과 1대 1 무제한 복싱 대결에 나섰다. 체급만 보면 택도 없어 보이는 매치업이었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였다.

“키가 큰 편이라 다른 사람보다 유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복싱을 좋아한다. 겁 없는 복서, 포기하지 않는 복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며 링에 오른 줄리엔 강은 시작과 동시에 긴 리치를 살린 잽과 묵직한 스트레이트를 연달아 적중시키며 상대를 코너에 몰았다. 송현민은 가드를 올린 채 좀처럼 주먹을 뻗지 못했고, 일방적인 공방 끝에 결국 승자는 줄리엔 강으로 선언됐다.
경기 직후 송현민의 한마디는 이날 방송을 대표하는 명장면이 됐다.
“너무 묵직하다. 그 묵직한 주먹을 얼굴에 맞으니까 멍하더라. 태어나서 그렇게 세게 맞아본 적이 없다. 진짜로 절구로 맞는 줄 알았다.”
헤비급 거구의 입에서 나온 ‘절구 펀치’ 평가는 줄리엔 강의 피지컬의 증명서다. 현장을 지켜보던 MC 덱스 역시 “링에서 처음으로 우지끈 소리가 났다. 보기만 해도 살벌하다는 표현이 가장 어울린다”고 혀를 내둘렀다.

예능 안팎에서 입으로만 떠돌던 ‘연예인 싸움 순위 1위’ 소문이, 이 한 경기로 어느 정도는 증명된 셈이다.
줄리엔 강의 피지컬은 평소에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개인 영상 채널을 통해 꾸준히 웨이트·복싱 훈련 영상을 올려온 그는 194cm의 키, 60cm를 훌쩍 넘는 어깨 둘레로 ‘국내 예능 최고급 피지컬’로 꼽힌다.
여기에 그의 삶을 함께하는 파트너 역시 ‘운동 러버’다. 줄리엔 강은 지난해 5월 운동 크리에이터 제이제이(박지은)와 결혼했다. 두 사람은 헬스·운동 콘텐츠 제작 등 공통 관심사를 바탕으로 인연을 쌓았고, 처음 3년은 친구로 지내다 연인으로 발전했다.
“콘텐츠도 같이 많이 하고 즐기면서 성격도 알게 됐다. 사귀면 잘 맞을 것 같겠더라.”
두 사람이 공개한 이 비하인드는, 지금의 부부가 단순한 ‘스타와 인플루언서 커플’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까지 공유하는 파트너라는 걸 보여준다. 실제로 두 사람은 각자의 채널을 통해 함께 운동하는 모습, 식단 관리, 일상의 루틴 등을 공개하며 팬들과 소통 중이다.

그렇다고 줄리엔 강의 인생이 처음부터 ‘완벽 서사’는 아니다. 오히려 그를 대중 앞에 강하게 각인시킨 장면은, 지금도 회자되는 레전드 주사 사건이다.
2014년, 줄리엔 강은 만취 상태로 대낮 서울 도심을 속옷 차림으로 활보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순찰 중이던 경찰에 의해 제지됐고, 당시 모습은 사진과 목격담을 통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다만 그의 취한 행동이 일반적인 ‘난동’과는 조금 달랐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술에 취한 그는 편의점 앞 야외 테이블 의자를 가지런히 정리하고, 거리의 쓰레기를 주워 치우는 등 말 그대로 ‘청소 모드’에 들어갔다. 심각한 폭력이나 기물 파손이 아닌, 묘하게 엇나간 선량함(?)으로 인해 이 사건은 ‘편의점 청소 레전드 주사’라는 수식어와 함께 지금까지 회자된다.
마약 투약 의혹이 제기돼 검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마약 반응 검사 결과는 음성. 약물 혐의는 전면 부인됐고, 사건은 만취 해프닝으로 정리됐다.

최근 한 방송에서 MC 브라이언이 “그때 왜 속옷만 입었냐”고 장난스럽게 묻자, 줄리엔 강은 “나처럼 몸 좋으면 그래도 되지 않냐”고 웃으며 받아쳤다. 스스로 과거를 숨기기보다는, 예능 코드로 가볍게 소화할 정도의 거리감과 여유를 드러냈다.
2007년 SBS ‘헤이헤이헤이2’로 데뷔한 줄리엔 강은 ‘지붕 뚫고 하이킥’, ‘감자별’ 등에서 능숙한 한국어와 코믹한 연기, 피지컬을 앞세워 이름을 알렸다. 이후 한동안 작품과 예능에서 간헐적으로 얼굴을 비추던 그는, ‘아이 엠 복서’를 통해 오랜만에 자신의 강점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드디어 무대를 만났다.
링 위와 예능판을 동시에 흔들 그의 다음 경기에 시선이 쏠린다.
kenny@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