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하이=김용일 기자] “글쎄 모르겠다. 훈련 때와 다른 모습을 보여서 당황스러웠다. 선수들과 얘기해 보려고 한다.”

수장마저 ‘쇼크’다. FC서울 김기동 감독은 지난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7라운드 김천 상무와 홈경기에서 1-3으로 완패한 뒤 허탈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전반부터 김천의 압박과 빠른 전환 패스에 속수무책이었다. 전반 33분 ‘수원삼성맨’ 김주찬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서울은 전반 추가 시간 ‘캡틴’ 린가드가 공격의 혈을 뚫는 동점골로 기사회생하는 듯했다. 후반 들어 황도윤, 문선민, 둑스, 천성훈 등을 투입하며 승부를 걸었는데 몇 차례 기회를 날렸다. 오히려 후반 막판 최준이 거친 태클로 경고 누적, 퇴장했다. 1분 뒤인 후반 43분 김천 박세진에게 결승골을 허용했고, 종료 직전 박태준에게 KO펀치까지 맞았다.

이번시즌 K리그1 홈 최종전에서 패한 상암벌은 싸늘했다. 서울 서포터 ‘수호신’을 비롯해 다수 팬이 “김기동 나가!”를 쩌렁대게 외쳤다. 김 감독은 “전반은 내가 봐도 실망스러운 경기였다. 기술 지역에 서 있기 창피할 정도로 올해 가장 안 좋았다. 선수의 집중력도 약했다”며 이례적으로 작심한 듯 말했다. 집중력 저하 원인에 대해 “일주일간 준비할 때 너무나 좋았다. 오늘 기대를 많이 했는데…”라며 스스로 물음표를 매겼다.

리그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 부진에 빠진 서울은 승점 49로 5위를 유지했으나 6위 강원FC(승점 49)에 승점 타이를 허용했다. 다득점에서 13골 앞서 있을 뿐이다. 오는 30일 열리는 K리그1 최종전에서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서울은 전북과 원정, 강원은 포항과 홈경기를 각각 치른다. 서울이 5위를 사수해야 하는 건 차기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2(ACL2) 출전권 획득 때문이다. 내달 코리아컵 결승에서 전북 현대가 광주FC에 이기면 K리그1 5위가 ACL2에 진출한다.

서울은 파이널 라운드를 앞두고 김 감독이 내세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에 실패했다. ACL2 진출권마저 놓치면 김기동호를 향한 비난 여론은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은 무거운 마음을 안고 25일 오후 7시 예정된 상하이 포트와 ACLE 동아시아 리그 스테이지 5라운드 원정을 치른다. 이틀 전인 23일 오전 비행기로 상하이에 도착했다. 서울은 1승2무1패(승점 5)로 8위에 매겨져 있다. 상하이 포트는 1무3패(승점 1)로 최하위인 12위. 그러나 상하이 포트는 리그 우승 경쟁으로 ACLE에 그간 100% 전력을 쏟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서울전을 앞두고 다롄 잉보와 최종전에서 1-0 승리, 승점 66(20승6무4패)으로 상하이 선화(승점 64)를 따돌리고 리그 3연패를 완성했다.

최대 목표를 달성한 상하이 포트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ACLE에 집중하게 됐다. ACLE 순위 경쟁은 물론, 전북전을 앞두고 당장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서울엔 또다시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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