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투구 동작, 구속 회복, 정상급 투수.

단기 불펜 플랜이 적중한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24)를 향한 관심이 다저스 안팎으로 뜨겁다.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올해 월드시리즈(WS) 우승의 일원이 됐고, 내년에는 선발로 복귀한다.

MLB닷컴은 1일(한국시간) 사사키의 선발 복귀와 관련해 “포스트시즌(PS)에서 사사키가 마무리 투수로 등판한 건 다음 시즌 선발 복귀 계획의 일환”이라며 “10.2이닝 1실점, 3세이브의 호성적을 기록했지만, 다저스의 선발 기용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올시즌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던 사사키는 불펜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구위와 구속도 살아났고, 메이저리그(ML) 강타자들을 상대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자신감도 회복했다. 어깨 부상 탓에 투구 메커니즘이 무너졌는데, 불펜 경험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실제 올해 초만 하더라도 사사키를 향한 평가가 엇갈렸다. 이른바 사사키 쟁탈전이 벌어졌을 만큼 기대주였지만, 부상과 부진 등으로 고전했다. 정규시즌 10경기에 나서 36.1이닝, 1승1패, 평균자책점 4.46에 머물렀고, 삼진도 28개에 불과했다. 가을야구 들어 반등에 성공하더니, 예정대로 내년 선발 로테이션의 한축을 맡는다.

WS 7차전 직후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 역시 “투구 메커니즘을 되찾는 데 집중했다.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되돌아보며 “우리는 사사키를 정상급 선발 투수로 보고 있다. 비시즌 동안 잘 준비해서 내년 스프링캠프에 임하는 게 목표”라고 공언했다.

무엇보다 구속이 올라왔다. 선발 시절 사사키는 시속 99마일대 공은 단 8구에 불과했지만, 불펜 전환 후 무려 46구에 달했다. 매체는 “더 강하게 던졌을 뿐 아니라, 포심과 스플리터 모두 존 안에 꽂혔다”고 짚었다. 이어 볼넷률은 10% 감소했고, 삼진율은 20%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제구력도 향상했다. 스플리터의 경우 51.3% 헛스윙 유도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위력을 되찾았다는 것. 특히 불펜 투구는 ML 포스팅 당시 괴물 투수 사사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다만 PS 후반 패스트볼 구속이 내려간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불펜이라도 과부하에 걸리면 구속 저하가 나타나는 점이 여전히 불안 요소라는 것이다.

물론 선발과 불펜은 별개다. 투구 간격부터 루틴 등이 천차만별인 까닭이다. MLB닷컴은 “사사키는 재활 기간 커터를 새롭게 장착했지만, 아직 ML에서 통하는지 알 수 없다. 슬라이더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비시즌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괴물 같은 구위로 선발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