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정다워 기자] 경기력으로 위안하기엔 너무 쓰린 패배다.

수원 삼성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SK와의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1 패했다. 슛 횟수에서 17대5로 크게 앞서는 등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제주의 단단한 수비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유효슛도 10회로 많았으나 골로 연결될 만한 장면은 없었다. 제주 골키퍼 김동준이 비교적 여유롭게 막아낼 만한 슛이 대다수였다.

이날 경기에는 무려 1만 8715명이 입장했다. 영하 7도, 체감온도 영하 12도에 달하는 한파 속에서도 수원의 승격을 염원하는 팬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후반 22분 제주 스트라이커 유리의 결승골이 터지자 빅버드는 얼어붙었다. 열렬한 응원에도 수원은 안방에서 승리하지 못해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치명적인 결과를 얻었는데 수원 변성환 감독의 표정은 나쁘지 않았다. 그는 “시즌 중에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처음으로 패배했지만 칭찬하고 싶다. K리그1 팀을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를 했다”라면서 “상황 판단이 좋지 않아 페널티킥을 줬는데 그 한 장면 빼고는 상대에게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 선수들이 할 만하다는 걸 느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변 감독의 자신감과 별개로 홈 패배는 쓰라리다. 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차전서 무조건 승리해야 승격할 수 있다. 비기기만 해도 승격 실패다. 1년을 더 2부 리그에서 보내야 한다.

반전이 필요하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만큼 골을 넣어야 산다. 변 감독은 “아직 후반전이 남아 있다. 원정에서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더 잘 준비하겠다”라며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2차전을 후회 없이 부딪혀보겠다. 득점해야 기회가 온다. 오늘 기조를 이어가면서 골을 넣는 데 집중할 생각”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반면 제주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승리하며 잔류의 청신호를 켰다. 전체적으로 김정수 감독대행이 의도한 대로 흘러갔다.

김 대행은 “결과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심플하게 운영했는데 주효했다”라며 “경기 스타일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잘하는 걸 하겠다. 회복이 관건이다. 일주일 동안 세 경기를 한다”라며 체력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