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프로야구 삼성-넥센
삼성 이승엽(왼쪽)이 18일 목동 넥센전에 앞서 넥센 박흥식코치 이야기 나누고 있다.  홍승한기자 hongsfilm@sportsseoul.com 2012-05-18


[스포츠서울] 박흥식(현 KIA) 코치는 이승엽, 박병호를 키워낸 타격 조련의 달인이다.

KIA 박흥식 코치는 지난 1996년 부터 2003년까지 이승엽과 삼성에 함께 있었다. 국민타자의 시작과 탄생, 일본 진출까지의 시간을 함께 한 것이다. 두 사람은 삼성에서 8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특히 박 코치는 이승엽의 기술적 문제 뿐 아니라 개인적인 문제까지 챙기는 큰 형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이승엽은 일본에서 뿐 아니라 국내복귀 후에도 박코치에게 타격에 대해 스스럼 없이 문의하곤 했다. 박 코치도 타고난 천재성과 끊임없는 노력을 겸비한 이승엽에 대해 “가르칠 수 있어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박흥식 코치는 이승엽에 이어 또다른 홈런타자를 만들게 된다. 바로 박병호다. 이번엔 스타일이 달랐다. 이승엽은 방망이의 원심력을 최대한 이용하는 부드러운 스윙이라면 박병호는 공을 자신의 힘으로 압도하는 스타일이었다. 박 코치는 그런 박병호에게 이승엽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박병호가 타고난 힘은 대단했지만, 대나무와 같은 이승엽의 부드러움을 겸비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자의 폼을 무리하게 교정하지 않으며 선수의 장점에 더 신경을 썼다. 그래서 박병호는 타격자세에서 이승엽 처럼 다리를 들지 않고 낮은 스트라이드를 유지했다. 힘이 충분했기 때문에 내딤발을 들 이유가 없었다. 이는 선구안에도 더 유리하게 작용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2년 연속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뒤 “모든 공을 박흥식 코치님에게 돌리고 싶다”고 밝혔다. 지도자로서 선수에게 듣는 가장 좋은 칭찬이었다.

박흥식 코치는 두 선수의 공통점으로 꼽는게 있다. 기술적인 완성도가 아닌 정신적인 성숙이다. 박 코치는 “이승엽과 박병호는 늘 배우는 자세가 되어 있다. 성실한 훈련 자세와 함께 늘 긍정적이다. 자만하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도 닮았다”며 “이런 선수들은 반드시 성공한다”라고 했다. 박 코치는 넥센 2군 감독 시절, 흙속의 진주였던 서건창을 발굴해 내기도 했다. “(서건창이)내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뭔가 될 선수라는 느낌이 왔다. 눈빛 하나 보고 뽑았다”라고 했는데, 신고선수 출신 서건창은 올시즌 MVP가 되며 박 코치의 안목을 재확인 시켜주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