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이탈로 ‘거포’ 사라진 두산 타선
양의지 역할이 중요해진 상황
내년시즌 더 많은 지명타자 소화 예상
공격에 집중하는 ‘타격왕’ 면모에 관심

[스포츠서울 | 강윤식 기자] 김재환(37)이 팀을 떠났다. 여러 잡음이 나왔다. 어쨌든 이미 벌어진 일. 그 이후를 생각해야 하는 두산이다. ‘거포’가 사라진 상황. ‘두목곰’ 양의지(38)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지명타자로 나서 힘을 보여줘야 할 때다.
두산이 FA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박찬호 영입으로 올해 FA 시장 포문을 열었다. 이후 조수행 이영하 최원준 등 내부 FA 단속도 깔끔하게 마쳤다. 외국인 선수들 계약도 임박했다. 2026시즌을 위한 전력 보강을 마무리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보강만 있었던 건 아니다. 출혈도 있었다. 2024시즌까지 팀 필승조로 활약했던 홍건희가 옵트아웃을 선언하며 자유계약신분이 됐다. 또 한 명이 나갔다. 팀을 대표하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재환이다. 자유계약으로 풀려 SSG로 이적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얘기가 나오며 한동안 시끄러웠다.
여러모로 두산에 아픈 이탈이다. 프랜차이즈 4번타자와 아름답지 못한 이별을 했다. 이에 더해 전력 손실 측면에서도 가볍지 않다. 폼이 떨어졌다고 해도 언제든 한방을 기대할 수 있는 ‘거포’가 라인업에서 빠진 것. 팀 장타력이 예년에 비해 약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일단 남은 인원들로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 기대를 모으는 쪽은 단연 양의지다. 양의지는 불혹을 바라보는 베테랑이다. 그러나 올해 나이를 잊은 활약을 적었다. 타율 0.337, 20홈런 8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39를 기록했다.
특히 후반기 제대로 폭발했다. 후반기 타율이 무려 0.399로 4할에 육박했다. 여름까지 두산이 일말의 가을야구 희망을 살릴 수 있던 이유 중 하나였다. 결국 마무리까지 빛났다. 2025시즌 타격왕에 올랐다. 안현민(KT) 김성윤(삼성) 빅터 레이예스(롯데) 등을 따돌리고 6년 만의 타격왕을 탈환했다.

체력 부담이 큰 포수 포지션을 맡으면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 놀랍다. 올해 517타석 중 369타석을 포수로 소화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수비에서 조금 더 여유를 가질 수 여건이 됐다. 김재환의 이탈로 지명타자 자리가 한결 널널해진 덕. 이 자리를 양의지가 올해보다 조금 더 많이 채울 수 있다.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면 수비를 겸할 때보다 타격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포수를 보면서도 타격왕에 올랐던 양의지다. 그런 그에게 조금 더 공격에 힘을 쏟을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 ‘지명타자 두목곰’의 위력을 보여줄 시간이다. skywalker@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