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축구 드론 중계 관련 가이드라인 有

배구의 경우 드론 촬영 제한

그런데 농구는 왜? 가이드라인 자체가 없다

사고 나면 누가 책임지나…지금은 ‘공백’

KBL “통감한다…가이드라인 만들겠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농구만 예외다. 야구도, 축구도, 같은 실내 종목인 배구도 ‘안전’을 이유로 경기 중 드론 촬영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농구는 “더 생동감 있는 중계를 위해”라는 명분을 앞세워 위험한 행위를 일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경기 중 드론 촬영을 하면서도 이를 관리할 공식 가이드라인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혹시라도 사고가 발생한다면, 책임을 질 소재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은 셈이다.

드론 촬영은 더 생동감 있는 중계 화면을 팬에게 제공하기 위해 생겼다. 그러나 항상 위험이 뒤따른다. 안전 관련 가이드라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기 스포츠 야구·축구는 드론 촬영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 야구가 가장 명확하다. KBO 관계자는 “드론 촬영 가능 구역, 고도, 접근 제한이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경기 중 그라운드 상공 촬영은 엄격히 금지된다.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도 방송사로 분명히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K리그는 경기 중 드론의 필드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안전사고를 전제로 한 내부 규정이 마련돼 있기 때문.

농구와 같은 실내 종목인 배구는 더 보수적이다. KOVO 관계자는 “경기 중 드론 촬영 제한하고 있다. 체육관은 통신 간섭 가능성이 높고, 관중 밀집도도 크다. 신호 오류, 조작 미숙, 장비 결함 탓에 드론이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사고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실내 환경에서 드론 촬영 위험성을 인지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농구는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스포츠서울 취재 결과, KBL에는 드론 촬영과 관련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촬영 범위, 고도, 안전거리와 같은 세부 내용 자체가 없다. KBL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따로 없다. 농구 중계를 맡고 있는 tvN 스포츠와 구두로 안전 관련 이야기를 나눈 수준”이라고 인정했다.

한 스포츠 방송 제작 관계자는 “체육관에서 드론을 띄우는 것 자체가 상당히 위험한 선택이다. 그래서 배구는 드론 촬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책임 소재다. 현재 구조에서는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다. 방송사인지, KBL인지 명확하지 않다. 다른 종목은 다르다. 규정이 있고, 책임 주체가 명시돼 있다. 혹은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 KBL만 공백 상태다.

KBL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본지 취재 이후 KBL은 “가이드라인 마련 필요성을 통감한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팬 안전이 최우선이다. 이른 시일 내 드론 촬영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종목이 왜 드론 사용을 제한하는지, 규정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실내 공간, 관중 밀집, 빠른 경기 흐름 등 드론 촬영에 취약한 환경을 갖춘 농구라면 더욱 그렇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중계를 담당하는 tvN스포츠도 문제다. 시청률 저하, 흥행 정체 속에서 새로운 시도를 고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중계 혁신은 더이상 혁신이 아니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