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다재다능, 성적 이상의 존재감.

샌프란시스코 이정후(27)가 LA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1)와 나란히 ‘2025 월드 올스타’에 선정된 가운데, 미국 현지 매체는 이정후를 이렇게 평가했다. 가상 로스터지만,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최근 MLB닷컴은 “연말을 맞아 월드 올스타 명단을 꾸렸다”며 “2025시즌도 거의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도 몇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지금이 적기라 판단했다”고 전했다.

선정 기준은 간단하다. 미국 국적은 제외에다가, 국가와 지역당 한 명을 대상으로 한다. 매체는 “푸에르토리코는 자체 WBC 대표팀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포함된다”고 덧붙이며 “예를 들어 오타니가 지명타자로 뽑혔다고 가정하면, 아무리 포스트시즌(PS)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고 하더라도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명단에 들 수 없다”고 부연했다.

외야수로는 다저스의 앤디 파헤스(쿠바)와 보스턴의 세단 라파엘라(퀴라소)에 이어 이정후가 뽑혔다. MLB닷컴은 이정후가 루키 시즌의 대부분을 부상으로 결장한 점을 짚으면서도 “올해는 다재다능함을 고루 보여줬다”며 “홈런은 8개에 불과했지만, 2루타 31개와 3루타 12개를 기록하며 수준급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후리건스’라는 팬클럽도 등장했을 만큼 성적 이상의 존재감을 증명했다”고 총평했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ML) 도전기는 순탄치 않았다. 무엇보다 올시즌 내내 기복을 보였다.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이정후는 150경기에서 타율 0.266, 8홈런 55타점 1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35의 성적을 남겼다. 시즌 초반 첫 30경기에서는 타율 0.319에 OPS 0.901을 마크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6월에는 타율 1할로 고전했고, OPS도 0.551에 그쳤다. 후반기에는 반등에 성공해 57경기, 타율 0.293, OPS 0.759를 기록한 게 위안이다.

지명타자는 예상대로 오타니의 몫이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라며 운을 띄운 매체는 “오타니는 시즌 중반 투수로 복귀해 재활 일정과 지명타자 역할을 병행했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2년 연속 50홈런 고지를 밟았고, 장타율과 OPS 부문에서 리그 1위를 차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4차전에서는 진정한 슈퍼히어로 그 자체였다”며 “투수로 등판해 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오타니 같은 선수는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