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성로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임시 감독 마이클 캐릭(44)을 둘러싸고, 구단 레전드들 사이에서 공개적인 논쟁이 점화됐다. 캐릭이 지휘봉을 잡은 뒤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을 연달아 꺾으며 팀 분위기를 반등시키자, 이를 두고 ‘정규 감독감인가’를 둘러싼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맨유는 루벤 아모림 감독 경질 이후 대런 플레처 감독 대행 체제를 거쳐 캐릭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겼다. 캐릭은 취임 직후 맨시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이어진 아스널 원정에서도 3-2 극적인 승리를 챙기며 연승을 달렸다. 전술적 안정과 공격력 회복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평가와 함께, 팀 분위기 역시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그러나 일부 맨유 레전드 출신 해설자들은 캐릭의 정규 감독 승격에는 선을 그었다. 대표적인 인물은 전 주장 로이 킨이다. 킨은 “두 경기만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자격을 논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설령 남은 시즌을 전승으로 마친다 해도, 나는 캐릭을 정식 감독으로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맨유의 규모와 목표를 고려할 때, 보다 경험 많고 검증된 ‘빅 네임’ 감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게리 네빌 역시 비슷한 시각을 드러냈다. 네빌은 캐릭 체제에서 나타난 경기력 향상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인 우승 경쟁을 위해서는 토마스 투헬이나 카를로 안첼로티와 같은 세계적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리오 퍼디난드가 정면 반박에 나섰다. 퍼디난드는 자신의 팟캐스트를 통해 킨과 네빌의 발언을 듣고 캐릭의 성과를 지나치게 폄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캐릭은 짧은 시간 안에 팀 구조를 정비했고, 선수들에게 맞는 전술로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웨인 루니도 가세했다. 루니는 캐릭에게 일정 기간을 보장하고, 성과를 바탕으로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캐릭이 결과를 계속 쌓아간다면, 구단 이사회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논쟁은 뜨겁다. 킨의 발언을 두고 ‘후배 감독의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라는 비판과, ‘맨유의 기준을 지키려는 현실론’이라는 옹호가 맞서고 있다. 특히 레전드 간 오래된 관계와 감정선이 발언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캐릭 본인은 외부 평가에 직접 대응하지 않은 채, 팀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임시 감독을 넘어 정식 감독으로 향할 수 있을지, 남은 프리미어리그 일정이 그의 운명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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