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떠난 와이스, 韓 사랑 ‘현재진행형’

“한국 야구 IQ 높아…덕분에 성장”

Thanks to. RYU “투구 직접 볼 수 있어 영광”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한국 야구는 IQ가 정말 높다. 덕분에 투수로서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지구 반대편으로 향했지만, ‘대전 예수’의 한국 사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KBO리그에서 보낸 시간 덕에 한층 더 성장했고, “한화 류현진의 투구를 지켜볼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휴스턴 유니폼을 입은 라이언 와이스(30) 얘기다.

2025시즌 한화의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이끈 와이스는 대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메이저리그(ML) 등판 경험이 없던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고, 독립리그와 대만을 오가다 2024년 한화에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했다. 이후 재계약까지 따내며 코디 폰세(토론토)와 함께 리그 최정상급 외국인 원투펀치로 군림했다.

아시아 무대 진출이 터닝 포인트가 된 셈이다. 휴스턴과 1+1 최대 1000만달러(약 144억원) 계약도 맺었다. 한때 애리조나의 40인 로스터에 포함됐지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한 채 양도지명(DFA) 통보받기도 했다. 이후 캔자스시티에서도 반등을 꾀하지 못한 탓에 방출됐는데, 와이스는 “정말 ML에 가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야구를 바라보는 관점도 바뀌었다고. KBO 경험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게 와이스의 이야기다. “(ML에서) 한발짝 떨어져 보니까 예전처럼 야구를 ‘우상화’하지 않게 됐다”며 “한국 야구는 좀 달랐다. 야구 IQ가 정말 높다고 느꼈고, ‘던지는 법’을 더 잘 배우게 됐다”고 힘줘 말했다. 와이스는 지난해 30경기에 나서 16승5패, 평균자책점 2.87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삼진은 207개나 잡았고, 178.2이닝을 책임지며 이전 개인 최다 이닝 기록보다 50이닝 이상을 더 소화했다.

10년 이상 빅리그에서 활약한 류현진도 언급했다. 와이스는 “그가 투구하는 방식 자체가 인상적이었다”며 “시속 100마일을 던지는 투수는 아니지만, 다양한 구종과 스트라이크존 공략법을 시즌 내내 보여줬다. 매주 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적응하는 데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류현진처럼 정확도에 집중했다”고 부연했다.

실제 한화에서 와이스의 평균 구속은 95마일에 못 미쳤으나, 2025시즌엔 체인지업을 제외한 네 가지 구종 60% 이상 스트라이크로 던졌다. 제구력도 향상됐을뿐더러,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역시 1.02를 기록, KBO 전체 3위에 해당했다. 와이스는 해외에서 배운 교훈을 휴스턴에서도 살리겠다는 각오다.

물론 ML 경쟁 수준이 훨씬 높다는 점도 인정했다. “한국에서 보여준 장점을 그대로 이어가고 싶다”고 밝힌 그는 “목표는 최대한 긴 이닝을 책임지는 것이다. KBO에서도 외국인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이닝 소화였다. 당시에도 ‘길게 끌고 가줘야 한다’는 주문이 있었고, 그걸 해냈다”고 강조했다. 휴스턴 입장에서도 선발의 이닝 소화력이 절실하다. 비시즌 동안 투수 보강에 심혈을 기울인 배경이다.

개막 로테이션 합류가 보장된 건 아닌 만큼 경쟁이 불가피하다. 와이스는 “스프링캠프가 기대된다. 애리조나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해봤다”며 “여기까지 와서 마냥 행복하다기보다는 준비된 자세로 임하려고 한다.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