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열 ISU 회장, IOC 집행위원 선출

韓, 국제 스포츠계 위상 및 외교력 강화 기대

‘봅슬레이 전설’ 원윤종, IOC 선수위원 도전

“운동화 다 닳을 때까지 선수들을 만나겠다”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대한민국 스포츠에 굵직한 ‘낭보’가 날아들었다.

빙상 외교의 중심에 선 김재열(5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됐다. 한국 스포츠의 국제 위상이 또 한 단계 올라섰다. ‘봅슬레이 전설’ 원윤종(41)이 IOC 선수위원 당선을 향해 전력 질주 중이다. 두 축이 세워질 가능성만으로 한국 스포츠에는 ‘겹경사’다.

대한체육회는 4일(한국시간) 밀라노에서 열린 IOC 제145차 총회에서 김재열 회장이 집행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유효표 100표 가운데 84표나 받았다. 압도적이다.

한국인이 IOC 집행위원으로 선출된 것은 고(故)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이후 처음이다. 현재 한국인 IOC 위원도 김 회장이 유일하다. 명실상부, 한국 스포츠 외교의 최전선에 섰다는 의미다.

IOC 집행위원회는 총회로부터 위임받은 핵심 사안을 심의·의결하는 최고 집행 기구다.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을 중심으로 부위원장과 위원 등 15명으로 구성되며, 임기는 4년이다. ISU 사상 최초의 비(非)유럽 출신 수장인 김 회장은 2023년 IOC 위원 선출에 이어 집행위원회까지 입성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게 됐다.

특히 김 회장은 IOC가 추진 중인 핵심 개혁 과제인 ‘핏 포 더 퓨처(Fit for the Future)’ 논의의 중심에 서 왔다. 올림픽 규모와 종목, 일정 개편을 다루는 올림픽 프로그램 워킹그룹에서 활동하며 변화의 설계도에 직접 손을 대고 있다. 동계 스포츠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 IOC의 핵심 결정 테이블에 앉았다는 점에서 의미는 작지 않다.

이와 함께 밀라노 현지에선 또 하나의 레이스가 진행 중이다. 기록이 아닌 사람을 향한 질주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4인승 은메달의 주역 원윤종이 IOC 선수위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것. 올림픽 현장 곳곳을 누비는 그의 발에는 ‘운동화 세 켤레’가 준비돼 있다. “운동화 세 켤레가 다 닳을 때까지 선수들을 만나겠다”는 각오다.

IOC 선수위원 선거는 11명의 후보 가운데 상위 2명만이 당선된다. 임기는 8년. 당선 즉시 IOC 위원과 동일한 권한을 갖는다. 원윤종이 이름을 올린다면, 한국 최초의 동계 종목 출신 IOC 선수위원이 탄생한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위원은 문대성(태권도), 유승민(탁구) 두 명뿐이었다.

원윤종의 무기는 진정성이다. “선수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은퇴 후에도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선수위원으로 활동하며 행정 경험을 쌓아온 이유다. 경기장이 분산된 이번 올림픽 환경에서도 ‘발로 뛰는 선거’를 택했다.

만약 원윤종이 선수위원에 당선된다면, 김 회장의 집행위원 선출과 맞물려 한국 스포츠는 ‘정책 결정’과 ‘선수 대표성’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확보하게 된다. 빙상 종목을 넘어 한국 스포츠 전체의 발언권이 커지는 셈이다.

개막을 앞둔 밀라노에서 겨울 빙판 위 메달 경쟁만큼이나,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도 태극마크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