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와 ‘조언’ 사이, 김민성이 기다리는 ‘타이밍’

“베테랑의 캠프는 단계별 빌드업”

“개인보다 팀”… 가을야구 향한 김민성의 해법

땀방울이 확신으로…“좋은 과정 거쳐 한국으로 가겠다”

[스포츠서울 | 타이난=박연준 기자] “옆에서 가만히 지켜본다. 한 번 실수할 때마다 말하면 그건 조언이 아니라 잔소리가 된다. 하지만 같은 실수가 반복될 땐 조언을 건넨다. 그때가 후배의 귀가 열리는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롯데 내야의 ‘정신적 지주’ 김민성(38)의 리더십은 요란하지 않다. 하지만 묵직하다. 전준우가 외야를 지탱한다면, 내야에는 김민성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기에 거인 군단의 질서는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대만 타이난 스프링캠프에서 김민성은 한동희, 전민재, 나승엽, 한태양 등 팀의 미래를 짊어질 후배들과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한다. 수비 훈련 현장에서 지켜본 그는 유독 말이 적다. 후배들의 움직임을 매의 눈으로 관찰할 뿐이다.

김민성은 스포츠서울과 만나 “계속 보고 있다가 똑같은 실수가 되풀이될 때 비로소 입을 뗀다”고 말했다. 타이밍이 왜 어긋났는지, 방금 바운드 판단은 무엇이 문제였는지 등 핵심을 짚어준다. 선배의 권위로 찍어누르는 것이 아닌, 후배가 스스로 문제를 인식했을 때 해결책을 제시하는 ‘베테랑의 지혜’다.

이런 배려 덕분에 롯데 내야진에서 그를 따르지 않는 후배가 없다. 선수들이 인터뷰마다 ‘가장 의지가 되는 선배’로 김민성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그는 “선배라고 무게만 잡고 있으면 결국 선배만 바보가 된다. 내가 먼저 다가가야 후배들도 속마음을 얘기한다. 어린 친구들은 나이 차가 많아 불편할 텐데, 나와 (전)준우 형, 유강남 같은 선참들이 먼저 벽을 허물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캠프는 무한 경쟁의 장이다.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어야 하는 어린 선수들은 이맘때쯤 의욕이 앞서 ‘오버 페이스’를 하기 마련이다. 반대로 선참 선수들은 어떻게 준비할까.

그는 “어린 선수들은 눈에 띄어야 하니 베스트 컨디션으로 달리는 게 당연하지만, 선참은 단계별로 몸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작정 후배들을 따라가다가는 정작 시즌 때 힘을 쓰지 못하거나 부상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민성은 전체 훈련 스케줄 속에서 자신이 집중해야 할 부분과 휴식해야 할 부분을 철저히 차별화하며 ‘시즌용 몸’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민성이 진단하는 롯데의 가을야구 해법은 ‘팀워크’다. 그는 냉정하게 현실을 짚었다. “솔직히 개개인의 기량만 놓고 보면 아직 타 팀에 비해 부족한 면이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그렇기에 더욱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주전 선수가 부진하거나 부상으로 빠졌을 때, 그 공백을 얼마나 빨리 치고 들어와 메워주느냐가 관건”이라며 “대체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해 주전이 돌아올 때까지 버텨준다면 롯데는 분명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고 확신했다.

변화하는 야구 트렌드에도 밝다. 소위 ‘감’을 중시하는 올드스쿨 베테랑들과 달리, 그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적극 수용한다. 트렌디한 베테랑이다. “야구도 당연히 데이터화되어야 한다. 우리도 그걸 적극 활용한다. 데이터 팀이 신설되고 나서 대부분 선수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나 몸 피로도 등 컨디션 부분도 데이터를 활용하여 볼 수 있어서 너무나도 좋다”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가 소화 중인 고강도 훈련이 절대 헛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그는 “지금의 힘든 과정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다. 일본으로 넘어가 연습 경기를 치르며 선수들 저마다 시즌 구상을 확실히 정립한다면, 올시즌은 분명 다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