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배우들이 예능판을 접수하고 있다. 작품 홍보를 위한 일시적 출연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 서사를 함께 떠안는 고정 멤버로 전면에 나선다.
tvN ‘보검 매직컬’은 배우 박보검의 선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군 복무 시절 취득한 이용사 자격증을 바탕으로 시골 마을 이발소를 운영하는 주인으로 등장한다.
단순 체험 예능이 아니다. 공간 리모델링과 콘셉트 설정 과정까지 포함됐다. 제작진은 박보검의 이미지 소비보다 준비 과정과 일상의 밀도를 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베테랑 배우의 예능 행보도 같은 결로 읽힌다. tvN ‘차가네’에서 차승원은 요리와 예능을 결합한 서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식과 현지 요리를 접목한 메뉴 개발, 동료 출연자들과의 긴장 관계, 즉흥적인 행동까지 프로그램의 동력은 그의 현장 판단에서 나온다.

방송을 앞둔 예능에서도 배우 중심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김태리는 tvN ‘방과후 태리쌤’을 통해 데뷔 후 첫 고정 예능에 나설 예정이다.
작은 마을 초등학교의 방과후 연극 수업을 다루는 이 프로그램은 김태리의 이력과 맞닿아 있다. 대학 시절 연극 동아리에서 연기를 시작하고 극단 생활을 거친 경험이 설정의 출발점이 됐다. 작품 속 캐릭터가 아닌, 연극을 매개로 아이들과 호흡하는 과정이 중심 이야기가 될 전망이다.
넷플릭스 ‘유재석 캠프’에 합류하는 변우석 역시 방송 전부터 주목받고 있다. 그는 캠프 직원으로 참여한다. 중심 진행자는 유재석이며, 변우석은 현장의 구성원으로 배치된다. 제작진은 과도한 캐릭터 설정보다 캠프 운영 과정에서 드러나는 자연스러운 호흡을 예고했다. 스타성보다는 태도와 적응력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예 배우의 예능 진출도 같은 흐름이다. 이채민은 넷플릭스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를 통해 첫 고정 예능 출연을 앞두고 있다. 한겨울 설산을 배경으로 한 이번 프로그램은 극한 환경 속에서의 반응과 선택을 담는다. 음악방송 MC를 제외하면 예능 고정 출연은 처음이지만, 제작진은 연기보다 실제 적응 과정에 초점을 맞춘 구성으로 차별화를 예고했다.
배우들의 예능 진출은 일시적 유행으로 보기 어렵다. 활동 무대의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의 변화에 가깝다. 안방극장에서 쌓은 이미지를 바탕으로, 예능이라는 또 다른 플랫폼에 참여하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khd9987@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