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김민선, ‘그린 라이트’ 켜졌다

주종목 500m에서 메달 도전

“올시즌 최종 목표는 500m 메달 걸고 귀국”

[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1000m 경기는 주종목 500m 레이스를 위한 경기였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에이스 김민선(27·의정부시청)은 담담했다. 순위표 최상단이 아니라, 자신의 레이스 안에서 의미를 찾았다.

김민선은 10일(이상 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1000m에서 1분16초24를 기록하며 18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메달은 놓쳤다. 그러나 그의 표정엔 고개를 끄덕일 만한 이유가 있었다.

11조로 출전한 김민선은 출발부터 깔끔했다. 스타트와 초반 가속은 올시즌 가장 안정적이었다. 200m 구간을 17초83으로 끊으며 전체 1위. 600m까지도 45초33, 3위권을 유지했다.

문제는 마지막 400m였다. ‘1000m 경기의 승부처’라 불린다. 페이스가 살짝 꺾였고, 순위도 밀렸다.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 전광판에는 10위, 이후 최종 순위는 18위로 정리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김민선은 “밀라노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힘들고 아쉬운 시즌이었다. 마음 한구석에 ‘1000m에서 너무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어떡하나’란 마음이 있었다. 500m 준비에도 영향을 줄까 걱정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래도 초반 600m까지는 굉장히 긍정적이었다. 내가 목표했던 200m, 600m 기록은 일정 부분 달성했다”며 “주종목 500m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그린 라이트’를 본 경기였다”고 스스로를 냉정하게 짚었다.

그렇다고 1000m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김민선은 “오늘 경기가 500m를 염두에 둔 건 맞다. 그렇다고 1000m를 대충 뛴 건 아니다. 항상 최선을 다했다”며 “500m에서 메달을 걸고 귀국하는 게 올시즌 목표다. 오늘 1000m는 그를 위한 레이스였다”고 힘줘 말했다.

올시즌 내내 김민선을 괴롭힌 건 스타트였다. 이날 경기에서 이를 극복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그는 “스타트 때문에 정말 애를 많이 먹었다. 오늘도 혹시 너무 느리면 남은 기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걱정이 들었다”며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고, 그 노력이 어느 정도 빛을 발한 것 같다”고 밝혔다.

500m 메달을 향한 신호는 분명하다. 베이징올림픽에서 1000m 16위, 500m 7위. 이번에도 1000m는 과정이었다. 김민선은 오는 16일 500m 결전을 치른다.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