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 여자 1000m 결승 진출 좌절

김길리는 값진 동메달 획득

“1500m와 여자 3000m 계주서 좋은 모습 보일 것”

[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1500m와 3000m 계주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

빙판 위에서 번뜩이던 마지막 한 바퀴의 폭발력은 나오지 않았다. ‘여제’ 최민정(28·성남시청)이 여자 1000m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최민정은 아쉬움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였다.

최민정은 1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준결승에서 1분28초42를 기록하며 4위로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레이스는 초반부터 쉽지 않았다. 코트니 사로(캐나다)와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가 앞선을 형성하며 속도를 끌어올렸고, 최민정은 뒤에서 기회를 엿봤다. 추격을 시도했지만 간격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중반 이후 추월 과정에서 날이 부딪히는 등 흐름이 끊겼고, 특유의 막판 스퍼트도 살아나지 않았다. 결국 결승선을 네 번째로 통과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최민정은 “아쉽긴 해도 어쨌든 내가 부족해서 그렇게 된 거니까 빨리 받아들이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체력 문제보다는 전술적인 아쉬움을 짚었다. 그는 “1000m는 스타트 포지션이 중요했는데 뒤쪽이다 보니까 좀 서둘러서 경기했던 게 아쉬웠다. 추월 과정에서도 날이 부딪히면서 여러 가지로 잘 안 풀렸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장면 하나가 진한 여운을 남겼다. 동메달을 목에 건 김길리를 가장 먼저 안아준 사람이 바로 최민정이었다. 김길리가 눈물을 쏟자 그는 등을 토닥이며 “수고했다”고 했다.

최민정은 “한국 선수가 메달을 따게 돼서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김)길리가 계속 울어서 빨리 달래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결승 무대를 밟지 못한 아쉬움보다 팀과 동료를 향한 마음이 먼저였다. 올림픽은 끝나지 않았다. 최민정에게는 아직 개인전 주종목인 1500m와 여자 3000m 계주가 남아 있다. 그는 담담하지만 분명하게 말했다.

최민정은 “두 종목이 남아 있다. 준비한 걸 최대한 보여주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