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광주FC엔 ‘이정효 DNA’가 아직 살아 있다.

광주는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받은 ‘등록 금지’ 징계로 겨울 이적시장에서 전력을 보강하지 못했다. 유스 출신 선수를 등록해 선수를 추가한 게 전부다. 일부 핵심 자원도 팀을 떠났다. 자연스럽게 유력한 강등 후보로 지목받았다. 팀 사정이 그러니 자연스러운 일이다.

“예상을 깨겠다”라며 자신 있게 시즌을 시작한 광주 이정규 감독은 7일 홈에서 열린 승격팀 인천 유나이티드와 ‘하나은행 K리그1 2026’ 2라운드에서 사령탑 변신 후 첫 승리를 신고했다. 추가시간이 11분이나 주어지는 난타전 끝에 3-2 신승했다. 1라운드 제주SK전에서 무승부를 거둔 광주는 초반 1승1무를 기록 중이다.

이정규 감독에게 첫 승을 선물한 건 골키퍼 김경민이다. 경기 종료를 앞두고 인천 무고사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며 한 골 차 승리를 지켰다. 모두 무승부로 끝날 것으로 예측한 상황에서 김경민이 ‘수호신’ 구실을 했다. 2골을 터뜨린 신창무의 활약도 눈부셨지만, 승리를 지킨 건 김경민이다. 덕분에 이 감독도 빠르게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두 경기를 보면 광주는 지난 4년간 전임 사령탑인 이정효 감독이 만든 색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보인다. 간격을 90분 내내 잘 유지한다. 상황에 따라 빠르고 강력하게 공격 진영에서 압박한다. 경기 막바지에도 많이 뛰고 함께 움직이는 조직적인 플레이도 지난시즌과 다르지 않다.

이 감독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이정효 감독을 보좌해 수석코치로 일했다. 이정효 감독에게 큰 영향을 받아 지도 철학이나 축구 스타일이 흡사하다. 광주가 이정효 감독 이탈 후 이 감독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뜩이나 선수를 등록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일관성을 지키려면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인천전에서 승리를 지킨 김경민도 이정효 감독 아래에서 크게 성장한 선수이기도 하다. 신창무도 마찬가지다.

이 감독도 “나도 이정효 감독과 비슷한 축구를 선호한다”라며 “감독 이름에 먹칠하지 않게 잘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정효 DNA가 여전히 살아있는 광주는 예상 밖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이대로면 강등 후보라는 수식어는 이르게 사라질지도 모른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