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재원, 홈런+타점 활약
“그냥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겸손
다음에 태극마크 달고파 의지

[스포츠서울 | 창원=김민규 기자] “그냥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LG 외야수 이재원(27)의 대답은 담담했다. 그러나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존재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시범경기 첫날부터 홈런과 타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디펜딩 챔피언’ LG 타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LG는 1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2026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장단 16안타를 몰아치며 11-6으로 승리했다. 이재원은 솔로 홈런과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리며 공격 흐름에 힘을 더했다.
경기 후 만난 이재원은 “첫 경기인데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평소와 똑같은 경기라고 생각했다”면서 “더 잘해야 한다거나 하는 생각은 없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마산구장도 낯설지 않았다. 상무 시절 이곳에서 2군 경기를 여러 차례 치렀기 때문. 그는 “상무에서 많이 뛰었던 구장이라 특별히 낯설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했다.

5회초 터진 솔로 홈런도 화려한 설명 대신 담백한 표현으로 돌아왔다. 이재원은 NC 박지한의 속구를 받아쳐 중앙 담장을 넘겼다. 그러나 타구를 보며 처음 떠올린 생각은 전혀 달랐다.
이재원은 “솔직히 잡히는 줄 알았다. 맞바람도 있었고, 외야에서 잡힐 거라 생각했다. 야구장이 작아서 운 좋게 넘어간 것 같다”며 “투 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이어서 그냥 반응하자는 생각이었다. 비슷한 공이 들어오면 방망이를 돌리자고 생각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또 다른 모습이 나왔다. 홈런을 노릴 수도 있었지만 그는 다른 선택을 했다. 이재원은 “그 상황은 1군 경기라고 생각했다. 한 점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 홈런보다는 타점을 내자는 생각으로 쳤다”고 털어놨다.

팀이 먼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었다. 그는 “시범경기에서는 개인보다 팀을 더 생각하려 한다. 팀이 한 경기 한 경기 승리하는 데 기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가 여러 차례 나왔다. 이재원은 “LG만의 스타일인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누구나 뛸 수 있는 분위기다. 감독님이 계시지만 선수들 모두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이런 흐름이 시즌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활약한 LG 선수들의 모습도 큰 자극이 됐다. 그는 “대표팀 경기를 보면서 정말 뜨거웠다. 태극마크 달고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언젠가는 그런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문보경도 정말 잘했고, 박해민 형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대표팀 선수들 모두 잘했다”고 부연했다.
이재원은 지난해 상무에서 퓨처스리그 26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LG는 올 시즌 그가 하위 타선에서 장타력을 보태 줄 카드로 기대하고 있다. 시범경기 첫날부터 홈런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보여준 이재원. 담담한 태도와 달리, 그의 방망이는 분명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kmg@sportsseoul.com

